제402화
“심화영! 본왕은 폐하의 교지에 따라 봉지로 내려가는 길이거늘 어찌 길을 막는 것이냐?”
제왕은 끝내 황제의 이름을 내세웠다.
심화영은 콧방귀를 뀌며 웃었다.
“폐하께서도 강훈 전하께서 며칠 못 버티신다고 말씀하셨단 말씀이십니까?”
“......”
제왕은 안색이 변하였다.
“정우가 그저 망언을 내뱉었을 뿐인데 기어이 그 한마디를 붙잡고 집요하게 몰아붙이는 건 지나치신 게 아니냐?”
심화영은 물러섬이 없었다.
“무엇이 지나치단 말씀이십니까? 제가 미리 제왕 전하께서 이 길로 오시는 걸 알고 일부러 막아섰단 말씀이십니까? 저는 그저 명양왕부로 향하던 길에 제왕 전하의 성대한 위세가 거리를 틀어막아 이리 만났을 뿐입니다. 마치 온 경성이 제왕 전하의 뒷마당인 양 행동하셔서 발걸음을 멈춘 것뿐입니다.”
“허나 본왕이 뭐라 한 거도 아니지 않느냐?”
“제가 돌아서려 하자 막아 세우지 않으셨습니까? 결국 이리 험한 말씀까지 내뱉으시고는 이제 와서 오히려 제 행동이 지나치시다 하시는 겁니까?”
심화영의 눈빛은 얼음처럼 서늘해졌다.
“오늘 이 자리에서 분명히 말씀하시지 않으시면 훗날 강훈 전하께서 운주에서 무슨 화를 당하신다고 하여도 그 책임은 모두 제왕 전하와 그 일행께서 져야 할 것입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심화영은 손을 휘둘렀다.
짙은 약 향이 흩날리자 심화영이 낮게 외쳤다.
“오늘 이 자리에서 분명히 하시든지 아니면 중독되어 돌아가시든지 하십시오! 어차피 제 혼례 상대는 이미 죽을 몸이니 제왕 전하의 일행들과 함께 황천길을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서릿바람 같은 기운이 사방을 덮치자 그 누구도 감히 맞서지 못하였다.
제왕은 그 자리에 비틀거리며 주저앉고 다른 일행 또한 가슴을 움켜쥔 채 얼굴이 자줏빛으로 질렸다. 원정우는 겁에 질려 눈을 부릅뜨고는 심화영을 향해 떨리는 목소리로 외쳤다.
“대낮에 감히 독을 쓰다니!”
“진실을 말씀하시겠습니까?”
심화영은 매섭게 쏘아보았다.
“이미 독을 풀어놓은 이상 제가 뭔들 못 할 것 같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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