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2화
심화영은 걸음을 멈추고 몸을 돌렸다.
“제 출신을 아십니까?”
심화영은 의외라는 듯 눈길이 매서웠다.
온성해는 고개를 저으며 낮게 대답했다.
“알지는 못하오. 다만 우연히 낭자와 관련된 다른 일을 알게 되었소.”
온성해는 담담히 말을 이었다.
“난 글만 아는 선비지만 역학을 조금은 아오. 옛날 유씨 부인이 말한 적이 있소. 낭자가 어렸을 적에 한 도사가 화영 낭자는 명격이 존귀하여 스물두 살에 큰 화를 겪는다고 하였소. 만일 유씨 부인이 그 화를 대신 막아 준다면 훗날 낭자는 화를 면하고 평범하게 살게 된다고 하였소. 허나 만약 스스로 그 화를 넘긴다면 마치 어린 봉황이 불을 뚫고 날아오르듯 천하에 솟아오를 것이며 대신 유씨 부인은 죽게 된다고 하였소. 유씨 부인은 그 말에 겁을 먹어 언니에게 편지를 쓰다가 눈물을 보인 적도 있었다고 하오.”
온성해는 심화영의 얼굴을 똑바로 살피며 조심스레 덧붙였다.
“오늘 낭자의 관상을 보니... 그 화는 이미 한 차례 겪은 듯하오.”
온성해의 말투에는 마치 목숨을 잃을까 봐 두려운 듯 신중함이 배어 있었다.
심화영은 가만히 온성해를 응시하면서 가슴속에서 얽히고설킨 기억이 어렴풋이 되살아났다. 분명 예전에도 유씨 부인이 이런 소리를 중얼거렸던 듯했다.
“스물둘이라 하셨습니까?”
온성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소. 하지만 참 이상하오. 지금 낭자는 고작 열다섯인데 그럼에도 내 눈에는 이미 그 화를 넘기신 듯 보였소.”
심화영은 마음이 요동쳤다.
전생에서 심화영이 죽던 나이가 바로 스물두 살이었다.
온성해의 말은 섬뜩하도록 맞아떨어졌다. 그렇다면 유씨 부인의 입에서 흘러나왔던 그 도사는 결코 범상한 인물이 아닐 터였다.
온성해는 머뭇머뭇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
“내가 학문이 얕아 웃음거리가 된 게 아닌가 모르겠소. 개의치 말고 다만 혹 스물둘이 되거든 다시금 조심하셔야 하오. 그리고... 박 도인을 찾아보시오. 그가 아가씨의 신분을 아는 자라 하더이다.”
“박 도인이라고 하셨습니까?”
심화영은 처음 듣는 이름에 놀라며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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