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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화

조각조각 맞춰진 비단 조각 위에는 혼서의 완전한 내용이 드러나 있었다. 모든 사람이 목을 빼고 그쪽을 바라보았다. 손 상서는 의도를 갖고 묻듯 말했다. “송 대감, 이 혼서의 진위를 어떻게 보십니까?” 송기철은 흰 수염을 만지며 꼼꼼히 살펴본 뒤 대답했다. “이 혼서는 내용상 문제가 없으며 필체도 특이한 점이 없고 종이는 진짜 어용지입니다. 위조하기는 매우 어려울 듯하옵니다.” “폐하, 이 혼서는 분명 진품입니다!” 송연정은 이를 듣자 목 놓아 울며 소리쳤다. “신녀가 생명을 걸고 맹세하건대 이 혼서는 심화영이 찢은 그 장입니다! 심화영의 화장대 서랍 아래에서 꺼낸 것이며 혼서는 항상 그곳에 보관되어 있었습니다. 유씨 부인뿐만 아니라 네 시녀들도 다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혼서는 진품이란 말인가요?” 손 상서는 미소를 지으며 심화영을 바라보았다. “심씨 아씨, 이제 무슨 할 말이 있소?” 심화영은 이 말을 듣고 송기철을 향해 물었다. “송 대감님은 이 혼서가 진품이라고 확신하십니까?” 왠지 모르게 송기철은 그녀의 눈빛에서 무언가를 암시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경고와도 같은 그 시선이었다. 하지만 잠시 후 그는 이런 미묘한 두려움을 뒤로한 채 황제를 흘끗 보고 그의 뜻에 따라 말했다. “폐하, 신은 이 혼서가 진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심화영은 이 사람이 풍향계처럼 황제의 마음을 읽는 데 능숙함을 이미 알고 있었다. 이런 대답은 예상한 범위 안이었다. “허.” 하지만 송기철이 더 말하려는 순간, 뒤에서 차가운 비웃음이 들려왔다. 고개를 돌리니 심화영이 멀지 않은 곳에 서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맑고 투명한 눈에는 조소가 가득했다. 그가 고개를 돌리자 심화영이 입을 열었다. “송 대감님은 올해 예순둘로 고희까지 아직 팔 년이 남았는데 벌써 혼미해지셨군요.” 송기철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아씨, 이게 무슨 소리요!” “화영아, 이 지경이 이르렀는데도 감히 송 대감님을 모욕하는 거냐?” 송연정은 옆에서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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