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화

송연정은 머릿속이 울리는 듯 어지러웠다. 한동안 어떻게 해명해야 할지 몰라 그저 고개만 흔들었다. “아닙니다, 그런 게 아닙니다.” 그러나 아무리 발버둥 쳐도 소용없었다. 바보라도 알 수 있었다. 그녀의 눈빛에 서린 질투심, 그리고 겉으로는 아닌 척하면서도 심화영이 벌을 받길 바라는 그 음흉한 속내까지. “저 심씨 가문도 참, 이런 하녀 하나 잘못 받아들여서 집안이 풍비박산 나게 생겼구먼. 저 아씨가 화를 끌어오게 만든 것도 그렇고, 자기 딸까지 엮어 넣다니.” “내가 듣기로 송연정이 후작 댁에 들어왔을 때 셋째 아씨는 겨우 일곱이나 여덟 살이었지 않나? 그때까진 별 흠도 없었는데...” “봐, 이 모든 게 다 그 송씨 년 꾀임 때문인 게야.” “아니에요! 그런 게 아니라고요!” 송연정은 정신을 차리고 소리를 질렀다. 더는 체면도 없이 다급히 외쳤다. “전부 심화영이 꾸며댄 말입니다! 혼서를 찢은 것도, 저를 끌어들인 것도 다 심화영의 짓이에요! 제가 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고는 하나, 그게 제 탓입니까? 내가 신분이 낮다고 해서 네가 명양왕을 싫어하고 혼서를 찢고 삼황자께 빠져들어 왕비가 되려 한 사실까지 덮을 수는 없잖아!” 그녀는 말하며 확 고개를 들어 장공주를 바라봤다. “마마, 이제 일각이 지났습니다!” ‘심화영, 너의 마지막 유언은 다 했겠지.’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고개를 홱 돌려 심화영을 노려보았다. 눈에 가득한 증오와 함께 마치 복수라도 이룬 듯한 짜릿한 쾌감이 번뜩였다. “심화영, 그래, 일각이 지났구나.” 장공주는 심화영을 깊이 바라보며 말했다. “혼서를 찢은 것은 약조를 어기고 우리 가문을 욕보인 것이며 황명을 훼손한 것은 선황제께 불경을 범한 중죄다. 오늘 황제께서 친히 자리에 계시니 내가 너에게 참형, 일장홍을 내리노니, 이 판결에 이의가 있느냐!” “세상에, 일장홍이라니...” 사람들이 숨을 들이켰다. 송연정은 소리 없이 이를 갈며 낮게 말했다. “잘됐네. 감히 날 끌어들이려 하다니.”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