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3화
방준서는 그 말에 온몸이 굳어 버린 듯 뻣뻣하게 굳어 버렸고 순간적으로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이 밀려와 가슴을 먹먹하게 채웠다.
결국 그는 억지로 껄껄 웃으며 어색하게 말을 이었다.
“그깟 구연국 쯤이야 내게는 식은 죽 먹기요.”
심화영은 웃으며 그를 배웅했다.
망월정에 도착하자 방준서는 말을 타고 떠났고 심화영은 회색빛 상의와 긴 바지를 입고 머리 장식은 하나도 하지 않은 채 예쁜 시골 아낙네처럼 먼 곳의 깊은 산림을 걱정스레 바라보았다.
엊그제, 그녀는 이곳에서 명양왕을 떠나보냈다.
그리고 오늘 밤, 그녀는 또 방준서를 떠나보냈다.
험준한 산길과 아득히 먼 여정, 그녀가 떠나보낸 모든 사람들의 앞날은 위험하기 짝이 없어 살아 돌아올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
그녀는 방준서에게 심씨 가문의 영패를 주어 가는 길에 통과하기 쉽도록 했다.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마음속에서는 그를 잘 대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왔다. 그렇지 않으면 후회할 것이라고 말이다.
잠시 후, 백세민이 숨 가쁘게 달려와 털썩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
“아가씨, 무사하셔서 천만다행입니다! 소인은 정말이지 놀라 죽는 줄 알았습니다!”
“일어나거라.”
심화영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앞으로는 이럴 필요 없다. 경성 쪽 상황은 어찌 되었느냐?”
백세민은 일어서서 말했다.
“후작 댁에 큰불이 나서 잠화아문의 사람들이 출동했습니다. 일이 이미 궁궐에까지 전해져 큰 도련님이 사람들을 데리고 나오고 있고 성안은 다시 경계 태세에 들어갔습니다. 다만, 큰 아가씨께서는 무사히 댁으로 돌아가셨고 강치현 또한 외사관으로 복귀하였습니다. 아가씨의 명에 따라, 소인은 이미 아가씨께서 자객들의 습격을 받아 유명을 달리하셨다는 소문을 은밀히 퍼뜨려 놓았습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백세민은 심화영을 바라보며 섬뜩한 기운을 느꼈다.
그가 심화영을 모시게 된 이후로, 그녀는 한 수 앞을 내다보는 듯 치밀한 계략을 짜고 작은 일 하나하나를 연결하여 결국에는 온 세상을 뒤흔들 거대한 소용돌이를 만들어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