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4화
손 상서는 그 말을 듣고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것은 모두 대감님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 누가 증명할 수 있습니까? 지난번에도 화영 낭자가 납치당했다고 해서 경성을 떠들썩하게 만들더니 결국 천자교의 본거지를 폭파시키지 않았습니까. 그러니 지금은 또 어디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지 누가 알겠습니까!”
그는 심화영의 사망 소식을 확인하고 싶었다.
심화영이 사라져야 모든 불안이 해소될 것이라 믿었기에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대감께서 심화영이 자객에게 습격당했다고 말씀하셔도 시신조차 찾지 못한다면 그 누구도 믿지 않을 것입니다. 살아 있는 모습은 고사하고 싸늘한 주검조차 없는 상황이니 그 아이가 방준서와 함께 남초 땅으로 도주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어쩌면 명양왕 전하의 목숨보다 소중한 기밀까지 빼돌렸을 수도 있습니다.”
“말이 너무 심하십니다!”
분노에 휩싸인 심철호는 얼굴을 붉히며 격렬하게 항의했다.
“대체 어느 눈으로 우리 화영이가 기밀 정보를 빼돌리는 걸 봤다는 겁니까!”
“저 손 상서의 욕심이 너무 크군요.”
백세민의 눈에 살벌한 빛이 번뜩였다. 손 상서는 오늘 밤 심화영만 노리는 것이 아니라 명양왕까지 끌어들이려 했으리라고는 생각조차 못 한 것이다.
“지금 저자가 탐욕스러운 본색을 드러낼수록 훗날 감당해야 할 대가 또한 더욱 커질 것이다.”
심화영은 싸늘한 시선으로 손 상서를 노려보며 얼굴을 어둡게 일그러뜨렸다.
이때, 손용득이 끌려왔다.
그는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심철호를 슬금슬금 피하며 손 상서의 뒤에 숨어 떨리는 목소리로 외쳤다.
“할, 할아버지!”
“네가 직접 심화영과 방준서가 함께 있는 것을 보았느냐?”
손 상서는 고개를 돌려 손자를 쳐다보며 그에게 눈짓을 했다.
손용득의 눈빛은 약간 흔들렸지만 손 상서의 시선을 마주하자 단호하게 변했고 심철호를 바라보는 눈빛은 마치 무언가를 결심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저녁에 꽃등을 보러 갔었습니다. 지난번 수화당 밖에서 여진 낭자와 약속을 잡았는데 그 뒤로는 다시 만나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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