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화
넋을 잃은 그녀의 표정을 보니 그가 나설 줄은 예상하지 못한 듯했다.
이내 그녀는 점차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고 두 눈에도 초점이 돌아와 당황하던 모습은 더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래서인지 함정에 빠진 사람이 아닌 오히려 함정을 파놓은 사람처럼 보였다.
너무도 달라진 모습에 그 짧은 순간에 영혼이 바뀐 것은 아닐까 생각할 정도였다. 그녀는 이미 고개를 돌려 황제와 송기철을 보며 말했다.
“송 대감의 눈빛을 보니 앞으로 폐하의 명에 따를 수 있을는지 의문입니다.”
송기철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녀가 이 순간을 이용해 자신에게 복수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 황제를 보며 이런 말을 꺼냈다는 것은 황제가 대신 그를 처리해 주길 바라서였다. 비록 황제는 그녀의 속셈을 알고 있었고 그가 불충하다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보는 눈이 많아도 너무 많았다.
그는 저도 모르게 긴장한 얼굴로 고개를 돌려 황제를 보았다.
“폐하, 소신은...”
황제의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졌지만 심화영만 빤히 볼 뿐이다.
그녀는 비록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지만 안목이 예전보다 못한 송기철을 계속 내버려두었다간 그도 똑같은 멍청이가 되는 것이라고 분명하게 암시하고 있었다. 보는 눈이 이렇게나 많은데 황제나 되는 그가 어떻게 그 말을 듣고도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는가. 눈빛이 살짝 흔들리던 황제는 고개를 돌려 송기철을 보면서 엄숙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 보아하니 송 대감의 안목이 예전보다 못한 건 사실인 것 같군. 내일부터는 조정에 나올 필요 없다. 관직을 내려놓고 고향으로 내려가 요양이나 하여라!”
“...”
분하고 억울했지만 그는 현재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결국 마지못해 황제의 명을 받드는 수밖에.
“폐하의 어명을 받들어 소신은 내일 즉시... 고향으로 하향하겠나이다!”
함정을 파놓았건마는 도리어 자신이 빠지고 만 그는 분이 차올라 고개를 돌려 심화영을 보았다. 그러나 그녀의 엄청난 위압감에 궁에서 몇십 년 동안 눈치 보며 비위 맞춰주기 바빴던 태후보다 더 오싹하게 느껴졌다.
옆에 있던 손 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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