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7화
점심 무렵, 심화영은 혜심원을 찾아갔다가 막 돌아온 심철호를 만났다.
“집에서 참회하라는 폐하께서 명이 있으셔서 손 상서는 당분간 조정에 나올 수 없게 되었다. 내 생각에는 운주로 갈 것 같아. 그가 떠난다면 경성은 당분간 잠잠해지겠으나 운주 쪽이 문제야.”
심철호는 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자기 어깨에도 미치지 않는 막내딸을 바라보았다.
“네가 운주로 가는 것이 위험할 것 같은데...”
위험한 것을 이미 예상했던지라 심화영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히 위험하겠죠. 하나 제 몸에는 독이 있으니, 누구도 감히 저를 해하려 하지 못할 겁니다. 일단 오늘 밤에 강치현을 만나보려고요.”
“알겠다.”
심철호는 짧게 답한 뒤, 품에서 영패를 꺼내 심화영의 목에 걸어주었다.
“화영아, 이건 네 할아버지께서 남기신 것이자 우리 심씨 가문의 마지막 자존심이니 몸에 지니거라. 혹 도움이 될지도 모르니.”
심화영은 영패 위에 새겨진 ‘준호’라는 두 글자를 보자마자 바로 무릎을 꿇었다.
“소녀 할아버지의 명예에 절대 먹칠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입니다.”
심철호는 심화영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래. 조정은 이 아비와 네 큰 오라버니가 잘 이끌 테니 걱정하지 말고.”
“예.”
두 사람이 얘기를 나누고 있을 때, 강석이 황급히 들어왔다.
“나리, 궁에서 사람이 왔는데 황후마마께 침을 놓아야 한다면서 셋째 아가씨를 모셔 가려 합니다. 마차가 이미 밖에 대기하고 있습니다.”
심철호는 눈살을 찌푸렸다.
“대황자 전하가 궁에 있을지도 모른다.”
“괜찮습니다. 만약 그가 제 심기를 건드린다면 절대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
분노에 가득 찬 눈빛을 한 채 말하는 심화영을 바라보며 심철호는 강석에게 당부했다.
“너는 가서 진성에게 알려라. 화영이 궁에 가니 신경 좀 쓰라고.”
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심화영에게도 당부했다.
“그래도 방심해서는 아니 된다. 한 시진이 지나도 오지 않으면 이 아비가 직접 궁에 갈 것이다.”
“예...”
심화영은 거절하려 했으나 심철호의 애틋한 눈빛에 마음이 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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