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4화
심화영은 소나연의 뺨을 한 대 후려치고 싶었으나 지금은 원시경을 상대할 때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황자를 무너뜨린다면 이황자가 권력을 잡게 될 터. 그리된다면 경성의 정세가 더욱 복잡해질 수 있어. 좋기는 서로 싸우게 만들어 운주의 시선을 이쪽으로 돌려야 해.’
그녀는 눈물을 머금은 채 예를 올리고 나서 말을 꺼냈다.
“조 내관께서 언니를 언급하셔서 슬픔을 주체하지 못하고 그만 눈물을 보이고 말았사옵니다.”
말하면서도 심화영은 눈물을 폭포수처럼 쏟아냈다.
그녀가 소란 피울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고 나서야 소나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이마에 흐르는 식은땀을 닦아냈다.
황제는 그윽한 눈빛으로 심화영을 한참 주시하다가 입을 열었다.
“여진은 정녕 나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이냐?”
심화영이 눈물범벅이 된 채 입을 열려다가 결국 와하고 대성통곡했다.
“...”
방 안의 분위기가 이상하게 흘러가서 황제는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너와 설현수의 의술로 대부분의 병을 치료할 수 있을 터인데...”
그러자 심화영은 흐느끼며 말했다.
“소녀는 태어나서 이런 역병을 본 적이 없거니와 소녀의 스승님도 이를 처음 보았다고 하셨나이다. 원래는 해독약을 찾아보려고 했으나 어제 아침에 갑자기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전갈을 받았사옵니다. 집안 어른들께는 차마 알리지 못했나이다. 회임하신 어머니께서 감당 못 하실 것 같아서요.”
“...”
그 말에 안색이 더욱 어두워진 황제가 또 물었다.
“하면 역병에 걸린 사람들을 직접 본 적은 있느냐?”
심화영은 고개를 저었다.
“요 며칠에 정신이 하나도 없다 보니 아직 만나 보지 못했사온데 스승님이 말씀하시길 처음 보는 역병이라 대처하기 쉽지 않다고 들었사옵니다. 폐하께서 이미 성을 봉쇄하셨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영주 전체에 역병이 퍼져 화를 면치 못했을 겁니다.”
“...”
황제가 바늘방석에 앉은 것처럼 엉덩이를 들었다가 내리며 불편함을 감추지 못하자, 이를 보던 심화영은 차갑게 웃었다.
‘이 모두가 폐하의 자업자득이지요.’
이날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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