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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화

말을 하면서 전강훈을 보았다. “명양전하, 전하께서 화영이를 마음에 담아두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사옵니다. 소첩은 화영이의 어미이니 이대로 소첩이 죽길 바라시는 건 아니시겠지요?” “허허, 유씨 부인도 참으로 눈치가 없구먼...” 구경꾼들은 저마다 혀를 차며 고개를 저었다. 전강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심화영만 빤히 보았다. 오히려 심화영이 이 상황을 어떻게 처리할지가 궁금해졌다. 심화영은 시선을 돌려 유씨 부인을 보았다. 그녀의 두 눈에는 싸늘함만 담겨 있었다. “어머니, 설마 벌써 잊으신 겁니까. 조금 전까지만 해도 어머니께서는 제가 명양전하를 질색한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래서 혼서를 불태웠다고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혼서를 불태웠다는 것은 중죄이지요. 소녀도 여기서 살아남을 수 있을는지 모르는 상황이온데 전하께서 어찌 소녀를 위해 어머니를 살려드릴 수가 있겠습니까?” “...” 유씨 부인은 그만 멍한 표정을 지었다. 주르륵 흘러내리던 눈물은 어느새 얼굴에 말라붙고 말았다. 웃음을 참을 수 없었던 전강훈은 입꼬리를 미묘하게 올리고 말았다. 비록 티는 나지 않았지만 웃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 수가 없다. 이때 옆에 있던 강구가 감탄하듯 중얼거렸다. “화영 낭자가 보통 사람이 아닐 줄은 또 몰랐네.” 유씨 부인은 심화영이 보통 사람인지 아닌지는 몰랐지만 자신이 파 놓은 구덩이에 자신이 빠졌다는 것만은 잘 알았다. 퍼뜩 정신이 든 그는 심철호에게로 기어갔다. “대감, 부디, 부디 소첩과 연정이를 살려주시어요!” 인내심을 잃은 심철호는 애걸복걸하는 그녀의 모습에 결국 손을 들어 뺨을 때리고 말았다. “그 입을 다무시오! 호랑이도 제 자식은 아낀다고 했거늘 그대는 어찌 그리 못된 것이오! 피붙이를 해하려고 해놓고 뻔뻔하게 살려달라고 하다니!” 그에게 뺨을 맞은 유씨 부인은 바닥에 철퍼덕 주저앉아 한참 일어나지 못했다. 송연정은 그런 그녀에게 달려가 부축하면서 고개를 홱 돌려 심화영을 보았다. “화영아, 넌 네 어머니가 이대로 벌을 받아도 좋은 것이냐?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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