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화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이냐?!”
손 상서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송연정이 소리를 지르며 끼어들었다.
“네가 언제 혼서를 가지고 오라고 아랫것을 시켰단 말이냐?!”
‘아, 아니지! 혼서는 이미 찢었다고 하지 않았나! 헌데 진짜 혼서가 어찌 존재한다는 말이지?'
송연정은 순간 불안감에 휩싸여 심화영을 빤히 보았다. 그 눈빛이 얼마나 표독스러운지 심화영의 얼굴에 구멍이 뻥 뚫릴 것 같았다. 그러자 심화영은 차갑게 비웃으며 말했다.
“맞춰보시지요.”
송연정의 안색이 일그러졌다.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며 조금 전 있었던 일들을 다시 되짚어보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심화영에게 그럴 시간은 없었던 것 같았다.
심화영은 그런 그녀를 조롱이 담긴 눈빛으로 보았다.
“어찌 되었든 저는 언니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있답니다. 그날 밤 언니가 장공주 마마께 제 혼서를 들먹이며 아뢰면서 명양전하께 시집을 가고 싶다고 속내를 밝히지 않았더라면 전 아마 평생 누군가 제 혼서를 노리는 자가 있다는 걸 몰랐을 것입니다.”
순간 송연정의 안색이 굳어졌다.
“그게 무슨 말이냐?”
다른 사람들도 저마다 심화영을 보았다. 손 상서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당장이라도 땅을 파고 숨고 싶은 기세였다.
‘정녕 오늘 저 계집에게 뺨을 맞아야 한다는 것인가...'
심화영은 조롱이 담긴 눈빛으로 손 상서를 흘끗 보다가 송연정을 보며 말했다.
“처음에는 그저 불안한 마음에 가짜 혼서를 장신구함에 넣어둔 것이지요. 만일의 상황을 위해서 말입니다. 현재 정말로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몰랐지만. 어쨌든 오늘은 왕부 대비마마의 생신이지 않습니까. 황제 폐하께서 직접 행차하셨으니 대문 앞 삼엄함은 더 말할 것도 없고 초대장이 없는 자는 그 문턱조차 넘기 어렵지요.”
말을 하던 심화영은 갑자기 고개를 돌려 삼황자를 보며 계속 입을 열었다.
“그런데 삼황자 전하께서는 과연 소문대로 경성의 도량이 넓은 자로 첫째이십니다. 보살님처럼 우리 사촌 언니 같은 여인도 마다하지 않고 직접 데려오셨지요.”
삼황자는 갑자기 언급되어 어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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