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화
대부인은 약간 복잡한 눈빛으로 심화영을 바라보았다.
“화영아, 유씨 부인과 송연정은 악의를 품고 있다... 네가 그 두 사람을 아끼는 건 알겠지만 이대로는 위험할 것이다.”
심화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어머니, 제가 처신을 잘하겠습니다.”
대부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굳은 얼굴로 외쳤다.
“그 두 사람을 데려오거라.”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강석은 두 사람을 데리러 밖으로 나갔다.
대부인은 계집종에게 음식을 준비해서 탁자 위에 올려놓으라고 지시했다.
“화영아, 먼저 뭐라도 먹고 있거라. 오늘 밤 제대로 된 식사를 하기는 글렀구나.”
심화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머니도 좀 드십시오.”
심화영이 내숭을 떨지 않고 과자 한 조각을 집어 먹자 대부인은 다시 한번 놀랐다.
예전에 대부인은 심화영에게 매우 잘해주면서 그녀가 올 때마다 간식거리를 준비해 주었었다.
대부인은 어린 심화영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항상 귀여워했으며 심화영도 그녀를 멀리하지 않고 주는 대로 먹으면서 그녀의 세 아이와도 가깝게 지냈었다.
언제부턴가 모든 게 점차 변했으며 심화영은 마치 대부인이 본인을 해치려는 것처럼 그녀가 준비한 음식에는 손도 대지 않았었다.
그랬던 심화영이 지금 그녀 앞에서 어렸을 때처럼 그녀가 준비한 간식을 먹고 있는 모습에 대부인은 갑자기 오늘 아침의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는 생신연 준비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지내느라 미처 인지하지 못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아침에도 심화영은 지금처럼 아무 거리낌 없이 음식을 먹었었다.
대부인은 마치 7, 8년 전으로 시간이 돌아간 것 같아 흐뭇한 마음에 눈시울을 붉히며 저도 모르게 과자를 먹고 있는 심화영의 모습을 몇 번 더 바라보았다.
“유씨 부인이 서방님을 시험에 들게 해 널 낳았으니 널 미워해야 마땅하지만 왠지 널 처음 본 순간부터 귀엽고 사랑스러운 것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심화영은 잠깐 멈칫하다가 문득 무언가 생각이 나서 물었다.
“어머니, 유씨 부인이 아버지를 찾아왔던 일을 얘기해 줄 수 있으십니까?”
이상하게 심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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