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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화

그 시절 심화영은 누구에게도 기대지 못한 채 철저히 버림받은 몸이었다. 곁에 남은 피붙이라곤 유씨 부인, 송연정, 그리고 삼황자 셋뿐. 하지만 삼황자는 송연정을 택했고 유씨 부인은 그 둘의 인연을 축복했다. 그래서 그녀는 홀로 남겨졌고 ‘팔자는 어쩔 수 없다’며 그렇게 버려졌다. 그리고 그 ‘팔자’라는 것이 훗날 삼황자와 송연정이 황제를 시해한 죄를 그녀에게 덮어씌우는 것이었다. 그녀는 억울하게 죽음을 맞았고 그 죄는 연루된 전강훈에게까지 미쳤다. 그는 칼로 도려내듯 두 눈을 잃었고 끝내는 사람 손에 얻어맞아 피범벅이 되어 죽음을 당했다. 그런데 지금 유씨 부인이 감히 그녀에게 왜 이리 매정하냐고 묻다니? “하.” 심화영은 그 생각에 이르자 문득 고개를 숙인 채로 나직이 웃음을 흘렸다. 유씨 부인은 그 미묘한 웃음에 인상을 팍 찌푸렸다. 그리고 마치 귀신이라도 본 양 눈을 부릅뜨고는 그녀를 노려보았다. 그러자 심화영이 천천히 고개를 들어 그녀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손등이든 손바닥이든 다 같은 살이라 하셨지요. 어머니께서도 저를 길러주신 은혜가 있으니, 저는 그 은혜에 보답하고자 늘 어머니의 편을 들었습니다. 이제부터는 그 은혜를 정성껏 갚아나가야겠지요. 그러니 앞으로는... 어머니께 효도를 잘해보려 합니다.” 그녀의 시선이 유씨 부인을 지나 곁에 서 있는 송연정에게 옮겨갔다. 그러고는 서늘하게 웃으며 한 마디 덧붙였다. “그리고 이모님께는 아직 사랑스러운 조카가 계시잖습니까? 저보다 더 귀하게 여기시던 그 아이 말입니다. 설마 그 아이가 은혜를 알고 보답할 줄 모르는 사람은 아니겠지요? 좋은 가문에 시집가서 이모님을 빛내드릴 날도 머지않았을 터이니, 이모님 뜻대로 되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뜰 안에 모여 있던 사람들은 그 말을 듣고 모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심지어 고윤희와 심진성마저도 놀란 얼굴을 감추지 못하였다. 누가 알았으랴. 언제나 순하고 말 잘 듣던 심화영이 이런 말을 하리라고는. 고윤희는 그제야 정신을 차렸고 그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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