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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화

심화영은 원래 반박이라도 해보려 했다. 하지만 입술 끝까지 올라온 말이 막상 뱉으려 하자 허무하게 사라져 버렸다. 그래서 결국 딱딱하게 말했다. “예.” 유씨 부인은 애초부터 그녀를 사랑한 적이 없었다. 그녀가 아무리 따지고 캐물어도 유씨 부인은 항상 갖가지 이유를 들며 자신의 선택이 옳다며 합리화했고, 송연정이 더 가엾고 더 보호받아야 할 아이라고 말했다. 심화영은 늘 그럴 자격이 없다고 하면서. 결과가 없는 말다툼을 계속 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가슴이 아렸다. 심화영은 손톱이 손바닥에 박히도록 손에 힘을 주었다. 따끔한 통증이 전해졌지만 마음속에서 이는 아픔에 비하면 새 발의 피였다. 그녀는 정면으로 유씨 부인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시선을 피하지도 눈을 돌리지도 않았다. 그렇게 오래 바라보고 있으니 진심으로 마음이 식어가는 게 느껴졌다. 이젠 딱딱하게 굳어버린 듯했다. “쳐라.” 목소리는 낮지만 명령은 분명했다. 소녀 특유의 청아한 목소리 속에 싸늘한 냉기와 두 생을 거치며 쌓인 살기가 스며 있었다. 그 옆에 서 있던 백세민이 흠칫 놀랄 정도였다. 그 잠깐의 순간, 그는 심화영의 모습에서 자신이 모시는 전하의 그림자를 본 듯했다. 난옥은 이를 악물고 사람을 시켜 유씨 부인을 억지로 송연정에게서 떼어내어 다른 곳에 매달아 묶었다. 그리고 이어진 건 피가 튀고 살이 갈리는 채찍 소리, 송연정과 유씨 부인의 비명. 피비린내는 저녁 바람을 타고 뜰 안 가득 번져갔다. 두 사람의 비명은 점차 힘이 빠졌고 그들의 몸은 상처투성이가 되어 있었다. 그제야 그녀들을 바라보는 눈빛에 도무지 형언할 수 없는 공포가 스며들었다. 심진성은 눈을 깜빡이지도 않은 채 심화영을 바라보았다. 이상했다. 사람의 본성은 바뀌지 않는다 하였거늘, 어쩌다 이 아이는 이렇게까지 바뀌었단 말인가? 그녀의 눈에 담긴 살기는 자신조차도 감히 내기 힘든 수준이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백세민 역시 비슷한 표정이었고 고윤희는 아예 두려운 기색마저 비쳤다. 그녀는 도무지 믿기지 않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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