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화
활동 당일 밤 무거운 배낭을 메고 캠핑장에 도착한 강연호는 텐트를 치고 간식을 놓은 뒤 모닥불까지 피웠다. 조현희가 손가락 하나 까딱할 필요 없이 모든 것들을 혼자 했다.
일체 준비를 마친 후 부드러운 방석을 톡톡 두드리며 조현희에게 먼저 앉으라고 했다.
이어 미리 준비해 온 담요를 꺼내 조현희에게 둘러주었다.
“이 위치 좋은 것 같아. 좀 이따 사진은 내가 찍을 테니까 너는 그냥 오로라를 감상해.”
강연호가 말을 마치자마자 조현희가 그의 소매를 살짝 잡아당기며 말했다.
“좋은 풍경은 눈으로 기록하는 거야. 너도 찍지 말고 같이 앉아서 보자.”
강연호는 다시 한번 귀가 붉어졌다.
오로라를 기다리는 동안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조현희는 따뜻한 모닥불 앞에서 손을 녹이며 간식을 먹었다.
바로 그때 휴대폰에 뉴스 한 통이 떴다.
[전 비즈니스 거물 성준빈, 오늘 새벽에 병으로 사망... 생전 회사 파산 선언, 화려한 시대 마침내 막을 내림.]
익숙한 이름을 본 조현희는 잠시 멍해졌다.
강연호도 같은 뉴스 알림을 받았다.
조현희를 짝사랑했기에 당연히 그녀의 과거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그때 어떤 일을 겪었는지, 그리고 성준빈과 어떤 사이였는지 잘 알고 있었다.
성준빈이 병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은 강연호는 무의식적으로 조현희의 반응을 살폈다.
그런데 조현희가 휴대폰을 조용히 한 번 본 뒤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을 줄은 몰랐다.
“현희야, 너 괜...”
“저기 봐. 오로라야!”
갑자기 나타난 오로라에 강연호의 말이 끊겼다.
학생들은 하나둘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었고 조현희도 망원경을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시선이 미치는 곳마다 짙은 파란색이 밤하늘을 갈랐다. 넓은 초록빛이 쏟아져 나와 하얀 설원에 몽환적인 얇은 옷을 입혔다.
조현희는 자연의 아름다운 경치에 빠져들었다.
하지만 망원경을 내려놓았을 때 강연호가 오로라를 보지 않고 자신을 보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빨간 입술, 하얀 이, 그리고 은은한 광택을 내뿜는 까만 머리카락은 미풍에 살랑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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