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0화
정미경과 한은미는 동시에 멍해졌다.
송해인이 얌전히 와서 발을 주물러줄 줄 알았는데 오히려 대꾸할 줄은 몰랐다.
“송해인! 지금 누구한테 말하는 거야?”
정미경은 분이 터져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며 욕을 퍼부으려 했다.
하지만 송해인은 뒤돌아보지도 않고 그대로 서재 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서재는 안쪽과 바깥쪽 두 공간으로 나뉘어 있었고 한준서는 안쪽 컴퓨터 앞에 앉아 집중해서 코드를 수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몇 번을 고쳐도 프로그램에는 여전히 버그가 있었다.
한준서는 이마를 찌푸렸다.
화면에 대화창이 뜨더니 같은 팀의 친구에게서 메시지가 도착했다.
[못 고치겠어.]
양쪽이 실시간으로 코드와 정보를 공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상대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제안했다.
[한준서, 우리 지도교수님께 도움 요청할까?]
한준서는 고개를 저었다.
[조금만 더 해볼게.]
송해인은 조용히 문가에 서 있었다.
아들이 쉽게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 무척 대견했다.
하지만 계속 시도해도 빨간 느낌표만 반복해서 뜨는 화면을 보니 어린 얼굴에 그늘이 지며 이마 주름이 더 깊어졌다.
송해인은 허리를 굽혀 부드럽게 물었다.
“엄마가 도와줄까?”
사실 송해인이 들어왔을 때 한준서는 이미 그녀의 존재를 눈치챘다.
그렇지만 싫지 않았기에 내쫓지 않았다.
그녀의 말을 듣자 한준서는 의심스럽게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봤다.
“엄마가요?”
송해인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엄마도 컴퓨터 조금은 다뤄. 엄마가 한 번 해볼까?”
“...”
한준서는 몇 초간 고민하더니 의자에서 내려와 자리를 양보했다.
망가지면 자기가 다시 고칠 심산이었다.
거절했다간 분명 송해인은 미소를 지으며 괜찮다고 하겠지만 눈빛이 또 슬퍼질 것이 뻔했다.
한준서는 그것을 알고 있었고 그렇게 하기가 싫었다.
송해인은 앉아 열 손가락으로 키보드를 두드리며 한준서의 코드 속 버그를 수정하기 시작했다.
한준서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속도를 천천히 조절하고 난이도도 중간 정도의 해결 방법을 택했다.
한준서는 눈을 반짝이며 모니터를 주시했다.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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