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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화

배도현은 빈 술잔을 흔들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한 바보를 보고 싶어서.” 차가운 말투에는 술기운이 배어 있어 왠지 모르게 삐진 듯한 기운도 섞여 있었다. ‘바보?’ 강태윤은 배도현의 시선을 따라 보았지만 구석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는 머리를 긁적이며 뭐라고 말하려 했지만 배도현은 이미 돌아서 가버렸다. 송해인은 떠난 뒤 2층에서 벌어진 일은 당연히 몰랐다. 웨이터의 안내를 따라 송해인은 진수운방으로 향했다. 그곳은 고풍스러운 멋이 있는 반개방형 작은 정원이었고 매우 조용해 외부와는 다른 세계처럼 느껴졌다. 송해인은 발걸음을 늦추며 안으로 들어서자 그곳에서 한준서가 백발이고 낡은 옷을 입은 노인과 바둑을 두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둘 다 바둑에 몰두한 나머지 사람이 들어온 걸 알아채지 못했다. 송해인은 잠시 조용히 지켜보다가 자랑스러운 듯 아들을 바라보았다. 한준서는 정말 천재였다. 어린 나이에 이미 바둑 실력이 전문 수준에 달했다. 하지만 노인은 서툴고 장난기가 많았다. 송해인은 웃음을 삼키며 가방에서 한준서를 위해 가져온 따뜻한 차를 꺼내 테이블 위에 놓고 외투도 남겨두었다. 조용히 나가려는 순간 마침 한준서와 눈이 마주쳤다. “엄마, 왜 여기 있어요?” 한준서는 평소엔 어른스럽지만 아직 다섯 살 아이어서 눈에 담긴 기쁨을 숨길 수 없었다. 그 순간 따뜻한 빛이 송해인의 마음속으로 스며드는 듯했다. “이분은 누구야?” 노인이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물었다. 한준서는 당당하게 소개했다. “이분은 저를 낳아주신 엄마예요. 이분은 제 좋은 친구 비의 할아버지예요. 인터넷에서 사귄 친구인데 여기서 청소를 하세요.” 한준서가 엄마라고 소개하자 송해인은 거의 울컥할 뻔했다. 하지만 비의 할아버지라는 이상한 이름 때문에 송해인은 노인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얼굴은 상냥했고 두 눈은 특히 밝아서 젊은 사람들보다 훨씬 빛났다. 보기에는 나쁜 사람 같지 않았다. 다만 송해인이 노인이 주먹을 쥐고 테이블에 올려둔 손을 보자 노인은 시선이 이리저리 흔들리며 약간 위축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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