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화
“내 말 못 알아들어?”
겁에 질린 뚱뚱한 남자는 침을 꿀꺽 삼키더니 반사적으로 도망치려 했다. 하지만 발을 막 떼자마자 뒤에서 검은 옷을 입은 경호원 두 명이 나타나 동시에 그의 무릎을 걷어찼다.
털썩.
뚱뚱한 남자는 두 무릎이 바닥에 처박히며 마치 뼈가 부러지는 듯한 소리가 났다. 그러나 그가 비명을 지르려는 순간 입이 막혔다.
배도현이 천천히 걸음을 옮겨 그의 앞에 섰고 내려다보는 눈빛은 한 점의 온기도 없이 마치 죽은 사람을 보는 듯 차가웠다.
“이 자식 입안에 있는 이빨을 싹 뽑아 버려.”
그는 차갑게 명령만 내리고 몸을 돌려 테라스로 걸어갔다.
이 자리에서 대문 쪽이 살짝 보였는데 그는 아무 말 없이 서서 가느다란 여자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송해인은 손에 든 지팡이로 길을 더듬으며 조용히 승합차에 올라탔다.
“송해인...”
배도현이 그 이름을 낮게 불렀고 싸늘하던 눈빛에서 살얼음이 스르르 녹았다. 그는 멀어지는 차를 끝까지 바라보다가 한참 후에야 중얼거렸다.
“오랜만이네.”
그 목소리가 너무 작아서 테라스를 스치는 밤바람에 금세 흩어졌다.
...
송해인이 저택에 도착했을 때, 한은찬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정원에 노란 장미가 가득 심겨 있었고 달빛 아래서 흔들리는 모습이 유난히 눈부셨다.
문 앞에서 유현숙의 모습이 보였는데 송해인이 나타나자 그녀는 재빨리 휴대폰을 꺼내 찰칵찰칵 몇 장 몰래 찍고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다가왔다.
“사모님, 오셨어요.”
송해인은 대수롭지 않게 고개만 끄덕이고 말했다.
“목욕물 좀 받아놔요.”
“네, 사모님.”
유현숙은 입으로는 상냥하게 대답하면서 뒤돌아서는 순간 대놓고 눈을 굴렸다.
이 집에 들어온 지 2년째지만 유현숙이 마음속으로 사모님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송해인이 아니라 임지영일 것이다.
그러나 송해인은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다. 어차피 한씨 가문의 사모님 자리도 얼마 안 있으면 내려놓을 테니까.
잠시 후 그녀는 욕조에 몸을 담그고 자기 다리의 혈 자리를 눌렀다. 생각해 보니 침을 두 번만 더 놓으면 다리가 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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