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5화
송해인은 눈앞에 놓인 소고기 국수 그릇을 보며 슬쩍 난감해졌다.
혼자 먹기에는 양이 너무 많았다.
바로 그때, 휴대전화가 요란하게 울렸다.
처음 보는 번호였다.
송해인은 몇 초 정도 망설이다가 통화 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누구세요?”
이어서 한 번 들으면 절대 잊기 힘든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야, 배도현.”
목소리에는 은근한 나른함이 배어 있었고 이상하게도 듣는 사람 귀를 간질이는 묘한 섹시함이 있었다.
오늘부터 배도현은 송해인에게 갑이자 프로젝트의 돈줄이었다.
자연히 송해인의 말투에도 공손함이 묻어났다.
“배 대표님이 무슨 일로?”
‘배 대표님이라고?’
배도현은 혀끝으로 뺨 안쪽을 한 번 누르듯 건드리며 담담하게 말했다.
“오늘이 첫 출근 날이잖아. 지각하지 말라고 전화했어.”
“걱정하지 마. 난 회사 바로 맞은편에 살아. 절대로 지각 안 할 거야.”
송해인은 눈앞에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소고기 국수를 내려다보며 슬쩍 눈을 굴리더니 문득 물었다.
“배 대표, 오늘 회사에 올 예정이야?”
화서 제약은 배씨 가문의 입장에서 보면 수많은 계열사 중 하나에 불과했다.
그래서 굳이 배도현이 직접 들를 만큼 한가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갈 거야.”
송해인은 곧바로 말을 이었다.
“그럼 혹시 아침은 먹었어? 내가 챙겨 가도 될까?”
“뭘 가져오려고?”
“소고기 국수 어때? 계란 프라이 하나 더 얹어서 가져갈게.”
송해인의 목소리는 늘 그렇듯 부드럽고 얌전했다.
언뜻 보면 해치지 않을 것 같은, 그저 착하기만 한 사람처럼 들렸다.
마치 대학 시절과 똑같았다.
평소에 너무 얌전하고 바르게만 행동해서 가끔 영리하고 속내를 알 수 없는 구석을 슬쩍 드러내도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다.
배도현은 차 창문 너머로 멀찍이 길가에 앉아 있는 송해인을 바라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기분이 썩 유쾌하지만은 않았다.
다른 남자 먹이려고 산 아침을, 슬쩍 자기한테 돌려쓰겠다는 얘기였다.
“고기도 좀 추가해서 가져 와.”
배도현의 말투에는 못마땅한 기색이 그대로 배어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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