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7화
서찬우 옆에는 비서가 가져다 놓고 간 커피 한 잔이 있었지만, 한 모금도 마시지 않았다.
“한 대표님.”
회의실 문 쪽을 향해 시선을 돌린 서찬우는 다가오는 한은찬을 보며 고개만 살짝 끄덕였다.
굳이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하지도 않았고 악수할 마음도 없어 보였다.
그저 들고 온 서류철을 조용히 열어 이혼 합의서를 꺼낸 뒤, 한은찬 쪽으로 밀어 두었다.
“이건 송해인 씨가 이미 검토하고 동의한 이혼 합의서입니다. 대표님께서도 한번 읽어 보시죠. 이견이 있으면 말씀하셔도 되고, 필요하시다면 믿을 만한 변호사를 불러서 같이 검토하셔도 됩니다.”
서찬우는 손목시계를 흘깃 내려다봤다.
“제게는 아직 두 시간이 남아 있습니다. 그 안에 계약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같이 볼 수 있어요.”
한은찬은 이혼 합의서를 집어 들고 대충 훑어보더니 코웃음을 쳤다.
“단독 주택 세 채, 대형 아파트 한 채, 쇼핑몰 한 곳에 상가 점포 열 곳, 그리고 그룹 지분 5퍼센트.”
한은찬은 서류에서 시선을 떼며 눈꺼풀을 살짝 들어 올리고 서찬우를 똑바로 노려봤다.
“이게 송해인이 당신더러 나한테 요구하라고 한 거예요?”
한은찬은 속으로 생각했다.
‘돈에는 눈도 안 돌리는 척하면서 세상과 담쌓고 사는 순둥이인 줄 알았더니... 결국 다 돈이구나.’
서찬우는 두 손을 책상 위에 포개고 깍지를 낀 채, 마주 앉은 한은찬을 담담하게 바라보며 말을 고쳐 줬다.
“송해인 씨가 요구하는 게 아닙니다. 대표님이 당연히 주셔야 하는 겁니다.”
한은찬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지금 그게 무슨 뜻입니까?”
서찬우는 여전히 잔잔한 목소리였다.
“한 대표님께서 더 잘 알고 계시겠죠. 결혼 이후 화서 제약은 물론이고 스카이 그룹 전체, 그리고 대표님 본인께 송해인 씨가 이바지한 가치를 생각해 보세요. 이 합의서에 적힌 것보다 열 배, 아니 그 이상일 겁니다.”
전문 변호사답게 서찬우는 지난 이틀 동안 이미 두 사람의 혼인 관계와 그동안의 상황을 간단히 정리해 둔 상태였다.
솔직히 말해서 이혼 전문 변호사로 일하는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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