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화

액운을 물리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뱉은 말이라고 했지만 사실 송해인을 모욕하고 있었다. 천박한 여자를 한씨 가문에서 쫓아버리겠다는 뜻이다. 예전에 송해인은 정미경이 친구와 통화하고 있을 때 똑같은 말을 하는 것을 들었다. 그녀는 조금만 더 참아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주먹을 꽉 쥐었다. 이때 한준서가 달려오더니 앳된 목소리로 말했다. “아저씨, 그만하세요!” 그는 이현석을 밀치면서 씩씩거렸다. 한준서는 화가 나서 얼굴이 빨개졌고 온몸을 덜덜 떨고 있었다. “채찍은 귀신을 쫓을 때 쓰는 거예요. 귀신이 아닌데 왜 채찍으로 때리는 거죠? 눈앞의 사람이 귀신이라면 나는 귀신이 낳은 작은 귀신인가요?” 그는 두 팔을 벌린 채 송해인의 앞을 막아섰다. 송해인은 감동해서 눈시울이 붉어졌고 서러운 마음이 사그라드는 것 같았다. “준서야...” “준서야, 네가 아저씨를 오해한 거야.” 정미경은 쭈그려 앉아서 한준서를 품에 안고 달랬다. “아저씨는 사람을 때리는 게 아니라 몸에 달라붙은 액운을 물리치려고 그런 거야. 우리 준서가 속상해하니까 그만하는 게 좋겠지?” 정미경은 한준서를 안고 집으로 들어가면서 송해인을 노려보았다. 송해인은 아직도 한준서가 달려와서 보호해 주던 그 모습이 잊히지 않았다. 소파에 앉아서 인형을 갖고 놀던 한진희는 한준서가 송해인을 보호해 주는 것을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는 재빨리 방으로 들어가서 문을 닫고 스마트 워치로 임지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몇 초 후, 임지영이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진희야, 무슨 일 있었어?” 한진희는 씩씩거리면서 말했다. “지영 엄마, 준서 오빠는 정말 바보예요. 지영 엄마를 괴롭힌 나쁜 여자가 집사한테 맞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오빠는 달려가서 나쁜 여자를 보호해 줬어요.” 임지영은 멈칫하더니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진희야, 나쁜 여자라고 부르면 안 돼. 해인 언니는 네 엄마잖아. 일부러 내 손등을 다치게 한 것도 아니니까...” 한진희는 팔짱을 끼면서 입을 삐죽 내밀었다. “아빠는 나쁜 여자가 일부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