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화
한씨 가문 사람들은 거실에 모여 앉아 화기애애하게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따금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지만 그것도 일종 연기에 불과했다.
겉보기에는 화목해도 이익에 관한 일이라면 절대 봐주지 않았다.
송해인은 소파 끝에 앉아서 귤껍질을 바르고 있었다.
예전의 송해인이라면 한씨 가문 사람들의 대화 속에 끼지 못해서 속상해했을 것이다. 눈치를 살피면서 차를 내오거나 무슨 얘기를 하는지도 모르면서 웃었다.
한은찬의 가족한테 인정받고 싶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들이 뭐라고 떠들어대든 궁금하지 않았다.
송해인은 오늘 두 아이와 좋은 시간을 보내고 노명숙과 얘기를 나누기 위해서 본가에 왔다.
입원해 있는 동안 한은찬은 한준서와 한진희를 데리고 그녀를 보러왔었다. 그때 한준서가 귤을 좋아한다는 것을 듣고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었다.
송해인은 고개를 숙인 채 한준서가 두 팔을 벌리고 보호해 주던 장면을 떠올렸다.
그녀의 사선에 앉은 사람은 한은찬의 사촌 동생 한예준이었다. 한은찬보다 한 살 어렸고 스카이 그룹 대표 자리를 빼앗기 위해 갖은 수단을 썼다.
그는 순리롭게 회사 대표가 될 줄 알았지만 송해인이 나타나는 바람에 실패하고 말았다.
한예준은 한편으로 송해인이 미웠지만 다른 한편으로 존경심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송해인이 한씨 가문 사람한테 잘 보이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고 적잖이 실망했다.
그는 송해인을 투명 인간 취급했고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휴대폰으로 게임하던 그는 송해인을 힐끗 쳐다보았다. 연두색 원피스를 입고 있어서 그런지 청순한 분위기를 띠고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미소를 지었다. 조각낸 것처럼 뚜렷한 오관이 시선을 사로잡았고 부드러운 미소에 넋이 나갈 것만 같았다.
한예준은 멍하니 쳐다보다가 정신이 번쩍 들었다. 눈앞의 여자는 5년 전보다 더 예뻐졌고 알 수 없는 매력을 뽐냈다.
한태산은 손목시계를 계속 쳐다보면서 미간을 찌푸렸다. 이때 집사 이현석이 다가와서 공손하게 말했다.
“어르신, 음식을 다 준비했어요. 식탁 세팅도 마친 상태고요. 언제 음식을 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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