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화
“해인아”
한은찬의 목소리는 날카로웠고,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실망이 가득했다.
“은미는 내 동생이자, 네 동생이기도 해.”
송해인은 속으로 차갑게 웃었다.
그녀 송씨 가문에서는 절대 한은미 같은 제멋대로이고 이기적이며 악독한 딸은 길러내지 못했을 것이다.
“AU 그룹이 한은미 회사와 협력하지 않기로 한 건 저와 무관해요.”
송해인은 조용히 비꼬았다.
“저는 5년 동안 침대에 누워 있다가 이제야 걸음을 뗀 사람인데...세계 최대 게임 회사를 좌지우지할 힘 따위는 없어요.”
한은찬은 한동안 그녀를 응시하다, 냉정하게 말을 이었다.
“네 힘이 아니라, 정채영이라면 가능하지. AU 그룹 책임자 존 박은 정채영의 팬이야. 한은미가 너의 동영상을 올렸다는 이유 하나로 그렇게까지 복수를 해야 했어? 해인아, 네가 언제부터 이렇게 독했지?”
한은의 실망 가득한 표정은 마치 송해인이 크나큰 죄를 저지른 사람처럼 보였다.
정작 한은미가 그녀를 몰래 촬영하고, 의도적으로 퍼뜨려 안명시 상류층 사람들로 부터 웃음거리를 만든 일은, 그의 입에서 ‘별것 아닌 일’로 치부되었다.
한은찬의 이중 잣대는 실로 놀라울 지경이었다.
“이건 정채영과는 아무 상관 없는 일이에요.”
더 이상 해명하기조차 귀찮았지만, 정채영에게 누명을 씌울 수는 없었다.
“당신도 알잖아요. 정채영은 늘 자기가 한 일에는 책임을 지는 사람이에요. 못 믿겠다면, 직접 물어보세요. 번호는...”
송해인이 번호를 말하기도 전에 한은찬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그는 화면을 확인하더니 전화를 받았다.
“아버지.”
무슨 얘기인지 송해인은 들을 수 없었지만, 한은찬의 표정은 순간적으로 확 굳어졌다.
“확실하십니까?”
낮게 묻더니, 곧 단호하게 말했다.
“지금 바로 가겠습니다.”
말을 마치자 한은찬은 떠나기 전, 그녀를 향해 마지막 결론을 남겼다.
“어쨌든 오늘 일은 네가 형수로서 선을 넘은 거야. “
그는 말했다.
“은미에게 사과해. 착하지? 나를 곤란하게 만들지 마.”
그러고는 급히 몸을 돌려 테라스 문으로 걸어가 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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