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화
준서의 눈이 반짝였다.
“맛있어. 진희야, 너도 한 입 먹어볼래? 아까 배고프다 했잖아.”
준서는 옆에 있던 망고 케이크를 들어 동생을 유혹했다.
“난 안...”
진희는 단호히 거절하려 했지만, 배에서 소리가 울려댔다.
진희는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뺨을 두 손으로 감싸 쥐고는 고개를 홱 돌리고 말했다.
“나, 나쁜 여자가 가져온 건 절대 안 먹어! 날 꼬셔도 소용없어!”
준서는 동생이 어떤 성격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겉으로는 까칠한 공주님.
그는 말차 케이크를 들고 서재로 걸어갔다. 안에는 그의 전용 컴퓨터가 있었다.
“네 마음대로 해. 오빠는 게임할 거니까 방해하지 마.”
컴퓨터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으면서도, 일부러 살짝 틈을 남겨뒀다.
그러고는 안에서 몰래 진희를 훔쳐보며 마음속으로 숫자를 세었다.
“셋...둘...하나.”
‘하나’가 떨어지자마자, 먹보 진희는 결국 못 참고 움직였다.
마치 아무렇지 않은 척 느릿느릿 테이블 앞으로 갔다. 준서는 예상하고 미리 망고 케이크 뚜껑을 열어놓았다.
진희는 조심스레 한입 베어 물었고, 발끝으로 폴짝폴짝 뛰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준서는 모든 게 자기 계산대로 굴러간다는 듯, 은근한 여유가 묻어나는 미소를 띠었다.
그는 이제 안심한 듯 문을 닫고, 헤드폰을 쓰며 게임을 시작했다.
반면 진희는 두 손으로 머리카락을 정리하다가, 막 두 번째 입을 베어 물려던 순간 그의 휴대전화 벨이 울렸다.
그 소리는 특별히 설정해 둔 지영 엄마 전용 벨 소리였다.
진희는 한순간 망설이며 케이크와 휴대전화를 번갈아 보았다.
그러다 결국 케이크를 뒤로 하고, 서둘러 임지영의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지영 엄마.”
목소리엔 살짝 죄지은 듯한 기색이 묻어났다.
“진희야, 지금 뭐 하고 있었니?”
“저...”
진희는 방금 한입 베어 문 케이크를 슬쩍 바라봤다. 마치 나쁜 일을 하다 들킨 아이처럼, 그는 우물거리며 말했다.
“오빠랑 피아노 합주 연습했어요.”
혹여 지영 엄마가 나쁜 여자가 준 케이크를 먹었다는 걸 알게 된다면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