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화
서나빈이 고개를 들어 앞을 보니 커다란 그림자가 그녀의 앞을 막아섰다.
그녀는 잠시 멍했다. 상대가 다름 아닌 윤시헌이었기 때문이다.
윤시헌이 유민정이 그녀를 때리려 올린 손을 가로막았다. 그리고 어느새 그녀의 허리에 큼지막한 손이 얹혔다. 언제부터인지 그는 그녀를 품 안으로 끌어안고 있었다.
“내 여자를 때려?”
윤시헌의 안색은 어두웠고, 눈빛은 깊게 가라앉아 있었다. 말투는 차갑고 또렷해 얼음과 같았다. 그의 추궁과 함께 붙잡은 유민정의 손목에 힘이 더 들어갔다.
“이거 놔!”
유민정은 아파서 손을 탕탕 쳤고 도우미도 급히 와서 말렸다.
윤시헌은 아랑곳하지 않고 고개를 숙여 눈물범벅이 된 서나빈을 내려다보았다.
이상했다. 조금 전까지 얼음장 같던 눈인데, 지금 그녀를 볼 때만큼은 온기가 스치는 듯했다.
놀라 얼어 있던 서나빈은 한참 만에 그의 손을 살며시 끌어내렸다.
“저 여자 임신했어요. 그만해요. 괜히 엮이지 말고.”
그제야 윤시헌이 천천히 손을 놓았다.
유민정은 눈앞의 남자를 알아보고 소스라치듯 두 걸음이나 물러났다.
“윤, 윤 대표님...”
“그래서 아까 뭐라고 했지?”
윤시헌의 눈빛은 칼날처럼 매서웠다. 얼음장 같은 시선이 유민정을 곧장 찍었다.
상황 파악도 못 한 채 흥분에 휩싸인 유민정은 입을 열자마자 퍼부었다.
“서나빈은 그냥 걸레예요! 남자친구랑 헤어지지도 않고 딴 남자랑 잤...”
짝!
그 따귀는 윤시헌이 날렸다.
윤시헌이 여자를 때렸다.
주변 공기가 멎은 듯 정적이 흘렀다.
유민정은 뺨을 감싸 쥐고서야 깨달았다.
‘진짜 눈에 뵈는 게 없는 남자네.’
“꺼져. 네 목소리 이 근처에서 다시는 안 들리게 해.”
그는 유민정을 보지도 않았다. 그저 조심스레 서나빈 눈가의 눈물을 닦아 주고, 맞아 빨갛게 달아오른 볼을 가만히 쓸어 주었다.
유민정은 바로 풀이 죽었다. 그녀는 차마 덤비지 못하고 벌겋게 부은 뺨을 감싸 쥔 채 허둥지둥 떠났다.
서나빈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
“아파?”
“...”
서나빈이 자세를 바로잡고 윤시헌의 품에서 벗어나려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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