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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화

서나빈은 말없이 손안의 공을 가늠했다. 눈앞의 소원 단지를 바라보고, 가장 잘 들어갈 것 같은 자세로 힘껏 던졌다. 평소보다 더 세게 던졌다. 역시나 공은 들어가지 않았다. 다만 이번에는 예전처럼 튀어 올라 딴 데로 날아가 찾지도 못하거나, 행인을 맞히는 일은 없었다. 대신 공이 튀어 올라 윤시헌의 앞에 떨어졌고, 그는 손을 뻗어 꽉 움켜쥐었다. 그의 안경에서 몇 센티도 떨어지지 않은 거리였다. “실력 나쁘지 않네. 내가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황천길 구경하게 생겼어.” 그는 평소에 말을 아끼지만 한마디 하면 사람을 놀라게 했다. “...” 지나가던 사람들이 피식 실소를 터뜨렸다. 윤시헌은 시큰둥하게 그녀를 힐끗 보더니, 그 순간 공을 툭 던져 단지에 넣어 버렸다. “저거 제 소원이에요!” “내 것이기도 해.”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돌아서 걸어갔다. 솔직히 말해 농구 덩크라도 하듯 눈 감고도 넣을 법한 거리이기는 했다. 서나빈은 소원 단지를 한 번 보고, 떠나는 그의 등을 한 번 보았다. 화가 불쑥 치밀어 올라 급히 발길을 쫓았다. 겨우 따라잡았다 싶을 때 발밑이 미끄러지며 거의 넘어질 뻔했다. 윤시헌이 손을 뻗어 그녀를 끌어안았다. 서나빈은 황급히 그를 밀쳐 냈다. 바로 그때 산 아래서 익숙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재빨리 그의 손을 잡아 옆의 인공 바위 뒤로 숨었다. “쉿!” 바위는 작아 한 사람 가리기도 빠듯했다. 윤시헌은 저쪽을 등지고 섰고, 서나빈은 그의 앞에서 몸을 잔뜩 웅크렸다. “나빈아, 우리는 부부야. 떳떳하게 행동해. 밀회하러 나온 거 아니야.” 윤시헌이 정색하고 한 말도 괜히 야릇한 뜻이 숨어져 있는 것 같았다. “조용히 해요!” 서나빈이 고개를 들어 그를 노려보았다. 이렇게까지 그를 꾸짖기는 처음이었다. 병원에서 그를 이름으로 불러 세웠던 그때의 그녀와 닮아 있었다. 하지만 그의 눈빛에는 다정함이 가득했고 입가에는 엷은 미소가 걸려 있었다. “나빈 씨 S국에 한동안 있었다고 들었어요. 원래는 안내 좀 부탁하려고 했는데, 일이 있다고 하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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