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화
둘의 시선이 얽히던 찰나, 윤시헌의 전화가 울렸다. 낯선 번호였다.
서나빈이 그의 얼굴을 바라보니 편안하던 이마가 서서히 찌푸려졌다.
“손 더러워. 대신 받아 줘.”
윤시헌이 새양나무 꽃 옆에 놓인 휴대폰을 힐끗 보았다.
“네.”
서나빈은 조심스레 몸을 일으켜 그의 곁에 앉았다.
그러나 그가 차지한 공간이 너무 커서 불가피하게 ‘화덕’과 닿았다. 닿을 때마다 숯불에 그슬리는 듯 달아올랐다.
근육은 놀랄 만큼 단단했다. 살결 같은 부드러움보다는 큰 바위에 가까웠다.
윤시헌이 옆으로 조금 비켜 자리를 내주었다.
둘은 일인용 소파에 나란히 끼어 앉아 오래 사귄 연인처럼 가까웠다.
서나빈이 화면의 초록 버튼을 밀어 전화를 받은 뒤 기기를 그의 쪽으로 살짝 내밀었다. 그는 보지도 않고 꽃가지를 계속 다듬었다.
“여보세요, 시헌아.”
익숙한 여자의 목소리, 소정연이었다.
서나빈이 그를 흘끗 봤지만 그는 아예 반응하지 않았다.
‘아, 이해했다. 지원 씨가 말했지. 시헌 씨는 소정연이랑 엮이기 싫어해. 대신 받아 달라는 말 그대로 대신 정리해 달라는 뜻이겠지. 이 정도 문제는 나도 풀 수 있어.’
“여보세요.”
서나빈은 최대한 낮게 목소리를 눌렀다. 상대가 누구인지 알아채지 못하게 말이다.
윤시헌이 살짝 웃었다.
상대는 잠깐 멈추어 화면을 확인한 뒤 말을 이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소정연이에요. 윤시헌 좀 바꿔 줄 수 있을까요?”
“소정연 씨, 지금 11시예요. 제 남편한테 무슨 일이신가요? 방금 샤워하러 들어갔어요. 급한 일 아니면 이따가 전화 드리게 할게요.”
“죄송해요. 그럼 내일 다시 연락할게요.”
상대의 당황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네, 그럼 끊을게요.”
서나빈은 슬며시 미소 지으며 끊기 전에 달콤하게 한마디 얹었다.
“여보, 샤워 다 했어요? 나 오래 기다렸어요.”
뚜...
곁에 있던 윤시헌이 입꼬리를 올리며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여 그녀를 보았다.
“어때요, 연기 괜찮았죠?”
서나빈이 백 점 맞은 아이처럼 으스댔다.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윤시헌은 일회용 장갑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