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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화

차는 지하 주차장에 멈춰 섰다. 서나빈은 마음을 추스르며 최대한 초라해 보이지 않으려 했다. 차에서 내리자 집사가 캐리어 두 개를 밀고 먼저 집 쪽으로 들어갔다. “미안해요, 시헌 씨.” 서나빈은 차 옆에 섰다. 윤시헌이 차에서 두 사람의 외투를 꺼내 팔에 걸고, 손에는 거의 시들어 가는 새양나무 꽃을 안고 나오는 것을 바라봤다. “왜 사과해. 그 사람이랑 다시 만나려고?” 그가 고개를 살짝 기울여 그녀를 보았다. 눈빛은 어둡게 가라앉아 있었다. 서나빈은 우는 얼굴마저 예뻤다. 분홍빛 코끝에 옅게 번진 홍조가 눈썹과 볼을 물들여, 마치 연지를 살짝 바른 듯 애잔했다. “아니에요.” 서나빈이 고개를 저었다. “그럼 됐어.” 그는 찌푸렸던 미간을 풀고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었다. 서나빈은 서둘러 따라가 버튼을 눌렀다. “지형우가 또... 시헌 씨한테 폐 끼칠까 봐요. 아주 집요하게 매달리는 사람이에요.” 그녀는 몰래 고개를 들어 남자를 올려다보았다. 예전에는 지형우가 사랑에 집요하다고 생각했고, 오래도록 쫓아와서야 사귄 사이였는데, 지금 보니 그 사랑은 숨 막혔다. 윤시헌이 고개를 비스듬히 젖혀 내려다보았다. “나빈아, 너는 네 남편을 잘 모르는 것 같아.” 서나빈은 정말로 그를 몰랐다. 알고 있는 건 상사, 남편, 돈 많다는 것. 그 외에는 정말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 그 한마디에 마음이 쑥대밭이 되었다. 아까 지형우가 한 말이 떠올랐다. ‘정말 언젠가 나한테 질릴까? 이런 위치의 사람이 정말 나를 마음에 들어 할까?’ 윤시헌은 여러 번 드러내고 숨기는 것을 거듭하며 초대를 건넸지만, 그녀는 정말 국물 한 모금도 못 주겠다고 버텨 왔다. 눈앞의 이 남자도 지형우처럼 자신이 마지막 단계를 미루는 사이 다른 괜찮은 누군가에게 마음이 기울어 같은 일이 반복되지는 않을까 싶었다. “또 무슨 생각해?” 2층에서는 엘리베이터가 이미 와 있었고, 문은 열렸다 닫혔다. 윤시헌이 그녀의 손을 잡아 가만히 어루만졌다. 그녀의 손은 꽁꽁 얼어 있었고 안색도 좋지 않았다. 마치 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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