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화
곁으로 다가오던 연이정이 서나빈 곁의 두 사람을 보더니, 깜짝 놀라 그녀를 손가락으로 가리켜 자신은 빠지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서나빈은 그들과 함께 앉아 있어도 이상하지 않았다. 방금 S국에서 같이 돌아왔고, 아마도 더 상의할 일도 있을 테니까.
“연말 업무 때문에 며칠은 야근이야. 퇴근이 빨라지지는 않을 거야.”
그 말이 서나빈에게 한 것인지, 심지원에게 한 것인지 분명하지 않았지만, 둘 다 알아들었다.
심지원은 급히 몇 숟가락을 밀어 넣고 반쯤 먹은 채 서둘러 자리를 떴다.
어젯밤 일은 서나빈에게 흑역사라 입 밖으로 꺼내기 어려웠다.
“어젯밤 회사에 급한 일이 생겨서 나갔어.”
윤시헌이 젓가락을 멈추고 말했다.
“며칠은 집에 못 들어갈 수도 있어.”
“네.”
서나빈은 입술을 꼭 다물었다.
‘보고... 하는 건가?’
잠깐의 침묵이 이어졌다.
“윤 대표님, 천천히 드세요. 저는 먼저 갈게요.”
왜 그리 허겁지겁인지, 서나빈은 급히 일어났다. 정작 먹은 건 거의 없었다.
“응.”
윤시헌은 마음이 딴 데로 가 있는 얼굴로 식사를 이어 갔다.
...
일주일 남짓, 윤시헌은 아파트에 오지 않았다. 그녀를 피하는 건지 회사에서도 그의 모습을 보기 어려웠다.
주말, 서나빈은 맞춤 양장점으로 갔다.
기억을 더듬어 안으로 들어서자 윤현석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편안한 차림에 머리를 대충 묶었고 가벼운 몸짓으로 윤현석의 곁을 서성였다.
일에 몰두하던 윤현석이 고개를 비스듬히 돌려 한참을 보더니, 그제야 그녀를 알아보고 눈을 반짝였다.
“나빈아!”
“할아버지!”
서나빈이 싱긋 웃으며 공손히 섰다.
윤현석은 사방을 둘러봤지만 윤시헌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시헌이는?”
“연말이라 바쁘셔요.”
서나빈은 곁에 놓인 줄자를 집어 들고 이리저리 만지작거렸다.
“어떻게 우리 가게 생각이 났냐?”
“시헌 씨한테 직접 옷을 만들어 주고 싶어서요. 도와주실 수 있죠?”
서나빈이 수줍게 말했다.
윤현석이 미간을 찌푸렸다.
“또 옷 찢어 먹었지? 그럼 싸구려 원단으로 골라 줄게.”
‘요즘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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