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화
“진실.”
서나빈은 망설임 없이 진실을 골랐다. 그들의 벌칙은 수위가 너무 높아서 자칫하면 술만 더 마시게 생겼다.
연이정이 만취해 자리를 비우자, 그 자리를 서나빈이 메웠다. 그런데도 술병은 자꾸만 자기 앞에서 멈췄다.
“나빈 씨, 마지막이 남자였어요? 아니면...”
“하하...”
생각보다 진실의 수위도 벌칙 못지않았다.
십여 명의 동료가 둘러앉아 히죽거리며 웃었다. 게임인 걸 알면서도 모두 궁금해했다.
서나빈 같은 여자는 쫓는 남자가 없을 리 없지만, 정말 아끼는 남자가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였다.
결국 이 질문은 이렇게도 들렸다. 우리가 대시해 볼 가치가 있느냐고.
자칫 답을 남자라고 하면, 다음 질문은 반드시 그 사람의 정체로 날아갈 터였다.
서나빈은 코웃음을 치며 눈살을 살짝 찌푸리더니, 테이블 위 석 잔의 양주를 연달아 털어 넣었다.
마침 연이정의 남자친구가 도착했다. 서나빈은 그 틈을 타 가방을 집어 들고, 연이정을 부축해 슬쩍 빠져나왔다.
막 룸 문을 열자마자 그가 도착했고, 몇 마디 당부를 남긴 뒤에야 손을 놓았다.
서나빈은 비틀거리며 화장실로 갔다. 토하지는 않았지만 양주의 뒤끝은 보통 맥주보다 훨씬 셌다.
마실 때는 괜찮았는데 한참 지나니까 어지럼이 확 올라왔다.
“후우...”
길게 숨을 내쉬고는 며칠 전 차를 잘못 탄 일을 떠올리며 곧장 셀프로 콜을 잡았다. 그러고는 비틀비틀 화장실을 나섰다.
“나빈 씨, 조심!”
재무부 부장 조원혁이 다가왔다.
서나빈은 반사적으로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정신은 아직 멀쩡했고 쓰러질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그런데도 조원혁의 두툼한 손이 이미 그녀의 잘록한 허리에 얹혀 있었다.
“조 부장님, 저 안 취했어요.”
그녀가 그의 손을 밀쳐 냈다.
조원혁은 느릿하게 손을 거두었지만 거리를 두려는 기색은 없었다.
“알았어요, 안 취했다고 할게요. 나빈 씨, 제가 데려다줄게요. 플로라가 제 집이랑도 가까워요.”
뻔뻔한 말이었다. 예전 그녀의 주소까지 알고 있다는 사실이 등골을 서늘하게 했다.
“필요 없어요. 남편이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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