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화
“그저께 밤까지는 이틀 쉬겠다더니, 나빈 씨 어제 또 대표님 자극했죠? 덕분에 우리 강제로 야근 들어갔어요.”
서나빈의 얼굴이 달아올랐다. 어제 윤시헌에게 입을 맞췄던 것이 떠올랐다.
‘그 사람 정말 나를 좋아하는 걸까? 그냥 결혼했다고 마지못해 챙겨 주는 줄 알았는데... 아니야. 아니야. 그 사람이 어떻게 나를 좋아해? 얼굴 본 횟수도 손에 꼽는데 어떻게 좋아할 수가 있냐고.’
“진짜 무슨 일이 있었어요?”
“아니요, 아무것도.”
심지원이 휴대폰을 힐끗 보더니 말이다.
“됐고, 저 더 못 있어요. 차가 왔네요. 마님은 휴식 잘 즐기시고, 노예는 다시 주인님한테 돌아가 보겠습니다요.”
그는 차에서 내려 단지 밖으로 뛰어갔다.
서나빈은 입술을 꼭 다물고 차 안 인테리어를 둘러봤다.
‘어젯밤 급히 나간 이유가 이 차를 손보느라였구나. 하지만... 그 사람이 정말 나를 좋아한다고...?’
서나빈은 입술을 깨물고 그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고마워요, 차 정말 다음에 들어요.]
[응.]
초단답에 초스피드 답장이었다.
‘시간 많은가 봐. 바로 답을 하네. 그런데 왜 먼저 연락을 하지는 않지?’
의문을 품은 채 차를 차고에 넣고 돌아와 아침을 먹었다.
점심 무렵, 연시훈이 ‘데리러 갈까’ 하고 메시지를 보냈지만 서나빈은 정중히 거절했다. 대신 라켓만 부탁했다.
예전에는 학교에서 자주 같이 쳤는데 졸업하고는 모이지 못했고, 라켓도 어디 뒀는지 몰랐다.
강남 체육관.
이곳은 시내의 호화 체육관이었다. 이런 곳은 회원권 없으면 못 들어가고, 돈만 있다고 되는 곳도 아니었다.
엘리베이터가 꼭대기 층에 멈췄다. 프런트 직원이 신원 확인을 마치고 안쪽 코트를 안내했다.
서나빈은 회색 타이트 요가복에 검은 운동화, 머리는 똥머리로 질끈 묶었다. 헐거움 속에 단정함이 살아났다.
“시훈 오빠.”
사람들 사이에서 단번에 눈에 띄는 연시훈을 알아봤다.
그는 느슨한 올블랙 세트에 루즈핏 트레이닝팬츠, 타이트한 민소매를 받쳐 입어 선명한 근육이 도드라졌다.
막 워밍업을 끝낸 듯 이마에는 얇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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