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화
“온지아 씨, 임신 2개월이었는데... 아이는 지키지 못했어요.”
온지아가 병원에서 깨어났을 때, 곁에 있던 간호사가 미안한 얼굴로 말했다.
“그리고 의사 선생님이 검사하셨는데 태아가 완전히 배출되지 않아서 후처리 수술을 해야 합니다.”
“남자친구분 전화번호가 어떻게 되시죠?”
온지아는 잠시 멍한 채로 있다가 무의식적으로 손을 아랫배 위에 올렸다.
‘여기에 생명이 깃들어 있었구나.’
하지만 그 존재를 알기도 전에 아이는 이미 그녀 곁을 떠나버렸다.
“온지아 씨?”
간호사가 다시 한번 조심스럽게 불렀다.
“수술엔 마취가 필요하고 보호자 서명이 있어야 하거든요. 가족분이나 남자친구분...”
온지아는 잠깐 망설이다가 결국 심주원의 번호를 불렀다.
전화는 한참이나 울린 뒤에야 겨우 연결되었다.
“누구시죠?”
간호사는 정중하게 말을 이었다.
“온지아 씨의 남자친구분 되시죠? 지금 환자분이 사고를 당해서 병원에...”
“온지아가 배우라도 고용했나 봐요?”
간호사의 말을 끊은 남자의 목소리는 싸늘했고 조롱이 섞여 있었다.
“내 친구 다치게 해서 응급실로 보낸 주제에 본인이 무슨 피해자라고 연기하라는 건지...”
“그 여자한테 전해요. 당장 병실로 와서 무릎 꿇고 사과하지 않으면 나도 내 동생도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라고.”
그 말을 끝으로 그는 간호사에게 말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 뚝 하고 전화를 끊었다.
전화기 너머로 바뀐 통화 종료음만 들려오자 간호사는 멍한 눈으로 온지아를 바라보았다.
“이 사람이 정말 환자분 남자친구가 맞아요?”
온지아는 창백한 얼굴로 피식 웃었다.
“곧 아니게 될 거예요.”
그러고는 조용히 말했다.
“부탁 하나만 들어주실 수 있나요?”
그날 오후, 온지아는 수술을 마친 뒤 병실로 돌아가기 위해 복도를 지나고 있었다. 그때 마침 맞은편에서 병실로 향하던 강하늘과 시선이 마주쳤다.
강하늘은 휠체어에 앉은 채였고 품에는 크고 화려한 꽃다발이 두 개나 안겨져 있었으며 양옆에서는 심주원 형제가 한 치의 틈도 없이 그녀를 둘러싸고 걸음을 맞추고 있었다.
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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