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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나...” 정다혜가 비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려는 순간 민채린이 재빨리 다가와 다정하게 그녀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 “다혜 언니도 임신했으니까, 당연히 산전 검사하러 온 거겠지.” 그녀는 달콤하게 웃더니 정다혜를 향해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다혜 언니, 미안해요. 요즘 하준 오빠를 너무 혼자만 차지하고 있었네요... 하지만 저의 정신 상태가 그 일 이후로 매우 불안정해서요. 게다가 만약 제 뱃속에 있는 아이가 그 납치범들의 자식이라는 걸 사람들이 알게 되면 저 정말 무너져 버릴 것 같아요...” 그녀는 말을 이어가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 상황에서 저는 하준 오빠를 아이 아빠로 삼을 수밖에 없었어요! 제가 정말 원망스럽다면 때리셔도 돼요!” 정다혜가 입을 열기도 전에 유하준이 애틋한 눈빛으로 그녀의 말을 가로막았다. “그런 소리 하지 마! 내가 이미 다혜에게 험담과 소문은 일시적인 거라고 말했어. 다혜는 마음이 너그러우니까 신경 쓰지 않을 거야.” 정다혜는 잠시 눈을 감았다. ‘그래, 나는 참 마음이 너그럽지. 이혼해서 하준이를 민채린에게 양보해, 그들이 진정으로 한 가족이 되게 해줄 만큼 너그럽지.’ “네, 저는 신경 쓰지 않아요.” 정다혜는 그의 말을 받아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민채린은 그제야 울음을 그치고 환하게 웃었다. “다행이네요, 아니면 제가 죄책감 때문에 죽을 뻔했어요.” 그러고는 다시 그녀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 “마침 마주쳤으니, 같이 식사라도 하실래요?” 정다혜는 거절하려 했으나 막 수술을 마친 터라 몸에 힘이 없었다. 결국 그녀는 민채린에게 반쯤 끌려갈 수밖에 없었다. 식당에서 민채린은 끊임없는 연기를 펼쳤다. “하준 오빠, 이 냄새가 너무 역겨워, 나 토할 것 같아...” “나 시큼한 거 먹고 싶어, 이건 너무 매워...” 유하준은 물을 건네주고 등을 토닥여 주며 식사 내내 다정하게 민채린을 돌봐주었다. 그들의 모습을 묵묵히 지켜본 정다혜는 온몸의 뼈마디가 숨이 막힐 듯이 아팠다. 수술 후의 후유증인지 아니면 그들의 다정한 그 모습에 자극받은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식사하던 중 머리 위에 샹들리에가 와장창하는 소리를 내더니 유하준이 있는 자리로 떨어졌다. “하준 오빠, 조심해!” 민채린이 비명을 지르며 황급히 유하준에게 달려들었다. 샹들리에가 그녀의 등에 떨어지며 유리 파편이 사방으로 튀었다. “채린아!” 유하준은 안색이 확 변하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비명을 질렀다. “하준 오빠만 무사하면 됐어...” 그녀는 힘없이 유하준의 품에 기대어 피로 물든 손을 내밀었다. “예전에 우리 할아버지께서 오빠 할아버지를 구해 주셨잖아. 이번에는 내가 오빠를 구했네... 이렇게 되면 인연의 고리가 완성된 셈이야...” “너에게 아무 일도 없을 거야. 내가 반드시 살려낼 거야!” 눈가가 붉어진 유하준은 그녀를 단숨에 안아 올린 채 밖으로 뛰쳐나갔다. 너무 급히 움직인 탓에 그는 복도에 있는 정다혜를 전혀 알아채지 못하고 어깨로 그녀를 세게 밀쳤다. 쿵! 그 충격으로 바닥에 넘어진 정다혜는 이마가 테이블 모서리에 부딪혀 순간 피가 흘러나왔다. 그러나 그녀는 전혀 아픔을 느끼지 못한 채 그저 멍하니 유하준이 멀어지는 뒷모습만 바라보았다. 의식이 흐릿해지는 순간 그녀는 관계를 확정했던 날이 떠올랐다. 유하준은 기뻐서 눈가가 붉어져 그녀를 꼭 안으며 말을 반복했었다. “다혜야, 이제 사람들 속에서도 나는 오직 너만 볼 거야.”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참으로 어이없고 우스꽝스러운 약속이었다. 손을 들어 얼굴을 닦은 정다혜는 그제야 자신이 웃음과 함께 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벽에 몸을 기대어 천천히 일어선 그녀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홀로 비틀거리며 병원 쪽으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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