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화
서지우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 일이 하승주에게 알려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하지만 그녀는 반사적으로 부인했다.
“승주 씨, 무슨 소리예요? 저는 서연 씨한테 아무 말도 안 했어요.”
하승주는 비웃듯이 코웃음을 치며 서지우의 턱을 거칠게 움켜쥐었다.
“아직도 발뺌할 셈이야? 내가 그 메시지들을 안 봤으면 네가 이렇게 두 얼굴을 가진 줄 몰랐을 거야. 내 앞에서는 얌전한 토끼인 척하더니 서연이 앞에서는 콧대 높이 들고 있었더군. 내가 수없이 경고했지. 서연이는 내가 평생 단 한 번, 진심으로 사랑한 여자고 넌 그냥 심심풀이로 키우는 장난감일 뿐이야. 서연이의 죽음에는 너도 책임이 있어.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
그 말이 끝나자 그의 손은 그녀의 목으로 옮겨졌고 다섯 손가락이 점점 조여들었다. 팔에 핏줄이 솟구치고 그의 모습은 섬뜩하기까지 했다.
죽음의 공포에 사로잡힌 서지우는 두 손으로 하승주의 손을 미친 듯이 쳐냈지만 그는 전혀 풀 생각이 없어 보였다.
서지우는 자신이 그렇게도 사랑했던 얼굴을 바라보며 처음으로 그가 두려워졌다. 가슴 속 산소가 점점 고갈되는 것을 느끼며 간신히 목구멍에서 두 글자를 쥐어짜 냈다.
“아기...”
‘아기’라는 말을 들은 순간, 하승주는 그녀의 목을 움켜쥐던 손을 거두었다.
서지우는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기침을 쏟아냈다. 그녀는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는 안도감에 온몸이 떨렸다.
그녀의 초라한 몰골을 본 하승주의 눈에는 아무런 감정도 없었다. 지금 그의 머릿속은 오직 하나, 그 아기를 없애는 것뿐이었다.
안서연은 서지우 때문에 자살했다. 그는 이제 서지우만 보면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여자를 잃게 한 그 죄를 떠올렸다. 그녀의 뱃속에 있는 아기까지도 혐오스럽기 짝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 겨우 진정된 서지우는 오히려 한 줄기 기쁨을 느꼈다.
조금 전 하승주의 광기 어린 모습은 잊은 듯 머릿속엔 그저 한 가지 말만 맴돌았다.
‘안서연이 죽었다.’
그녀는 질투심에 그 세기의 결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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