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화
연락을 받고 황급히 도착한 경호원들은 문을 열고 들어와 덜덜 떨고 있는 서지우를 붙잡아 병원으로 끌고 가려 했다.
그녀는 필사적으로 몸부림쳤지만 모두 전문 훈련을 받은 경호원들이라 그녀가 쉽게 빠져나갈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문밖으로 거의 끌려 나가기 직전에 서지우는 절규하듯 외쳤다.
“하승주! 당신은 안서연만 사랑한다고 했지만 우리가 함께한 시간이 얼만데! 나에겐 정말 아무 감정도 없어? 분명 당신도 나를 사랑한다고 했잖아!”
하지만 하승주는 전혀 흔들림 없이 냉정하게 지시했다.
“당장 병원으로 데려가.”
서지우는 계속 저항했고 병원에 도착하자 의사와 간호사들에게 도움을 청하려 했다.
하지만 이 병원은 하늘 그룹 소속의 사립 병원이었고 모든 의료진은 하승주를 잘 알고 있었다.
그러기에 그가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서지우는 수술대에 묶였고 마취제가 주입되자 점점 의식을 잃어갔다.
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 때, 살짝만 몸을 움직여도 아랫배가 찢어질 듯 아팠다.
그녀의 아기는 정말로 사라졌다.
서지우의 눈에서는 더 이상 안광이 없었다. 그녀는 멍하니 천장을 바라봤다.
수술이 끝난 뒤 하승주는 직접 의사에게 유산 여부를 확인하고 그녀의 병실로 찾아왔다.
“퇴원하면 이 도시에서 나가. 다시는 내 눈앞에 나타나지 마.”
그는 서지우만 보면 자신이 저지른 배신과 안서연의 자살이 떠올라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을 느꼈다.
서지우는 그의 말을 듣고 눈을 깜빡였다. 그녀는 이제 더 이상 하씨 가문의 안주인 자리는 물론 애인으로조차 남을 수 없게 됐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그녀는 더는 숨기지 않기로 했다.
“하승주 씨, 지금 당신은 스스로를 되게 깊은 사랑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죠? 사생아는 없애고 저 같은 여자도 쫓아내고 혼자 죽은 연인을 추억하며 순애보 놀이하겠다는 거예요?”
그녀의 조롱 섞인 말에 하승주는 주먹을 꽉 움켜쥐며 그녀를 노려봤다.
“닥쳐.”
하지만 서지우는 멈추지 않았다. 그녀는 비웃으며 입꼬리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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