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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박한섭은 손에 이혼 합의서를 꽉 움켜쥐고 있었다. 손등의 핏줄은 하얗게 떠오르고 손가락 끝은 신채이의 단호한 사인이 적힌 부분을 반복해서 쓰다듬었다. 하지만 아무리 들여다봐도 그는 믿을 수 없었다. 차고 안, 머리 위에서 웅웅거리며 울리는 조명의 소리가 귀를 때리는 듯했다. 그러다 박한섭은 갑자기 돌아서더니 곁에 있던 경호원의 옷깃을 확 움켜쥐었다. “그날... 신채이가 뭐라고 했지? 뭐 더 말한 거 있어?” “대... 대표님...” 목이 졸린 경호원은 휘청거렸다. “사모님 손목의 상처에서 계속 피가 나고 있었어요... 그저... 그저 이 선물을 꼭 전해달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는 주머니에서 갈색 종이봉투 하나를 꺼내 들었다. “이건 신씨 가문에 전해달라고 하셨어요.” 박한섭은 그대로 봉투를 낚아채듯 받아 들고 조심스럽게 찢어보았다. 노란빛이 감도는 편지지에는 신채이 특유의 단정한 필체가 적혀 있었다. [신정훈 대표님, 김혜선 여사님, 이건 두 분을 위한 친자 포기각서와 통장입니다. 생각해보면 처음부터 저는 되찾아지지 말았어야 했는지도 모르겠어요. 하여 친자 포기각서를 통해 저희 사이의 관계를 정리하는 바입니다. 그리고 이 통장은 그간의 양육에 대한 보답이에요. 오늘부터 저는 더 이상 신씨 가문의 딸이 아닙니다.] 박한섭의 손이 멈추지 않고 떨려왔다. 그리고 이제야 알았다. 신채이가 이번에는 정말로 떠날 준비를 마쳤다는 것을. “...이건 신씨 가문에 꼭 전해.” “네, 대표님.” 그렇게 경호원이 사라진 지 30분쯤 후, 신정훈과 김혜선이 동시에 전화를 걸어왔다. 박한섭은 깊게 숨을 들이쉬며 통화버튼을 눌렀고 이내 김혜선의 다급한 목소리가 귀를 찢을 듯이 쏟아졌다. “한섭아! 채이가 너한테 연락 안 했니? 걔가 집에 친자 포기각서 놓고 나갔어! 우리랑 관계 끊겠다더라!” 박한섭은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 정도로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제가 어떻게 알겠어요?” 그가 피식 냉소했다. “친딸 하나도 제대로 못 붙잡으면서... 저한테 뭘 묻는 건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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