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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비행기에 몸을 실은 순간, 박한섭은 서서히 졸음이 몰려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그 잠은 편안하지 않았다. 자꾸만 몸을 뒤척였고 심지어 잠꼬대까지 하고 있었다. “내가 잘못했어. 제발 돌아와 줘. 우리... 결혼하자.” “채이야, 너 지금... 어디에 있는 거야?” 목소리가 너무나 낮고 흐릿해서 정말 잠꼬대인지 혼잣말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옆자리에 앉은 비서는 혹여나 그를 자극할까 조심스럽게 숨을 죽인 채 존재감을 최대한 감추며 그저 가만히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또 30분쯤 지났을까, 박한섭은 갑작스레 눈을 떴다. 머리가 지끈거렸다. 아주 오랜 꿈을 꾼 것만 같은 통증이었다. 하지만 그게 꿈이었는지 현실이었는지조차 확신할 수 없었다. 꿈속에서 그는 회의를 하고 있었고 신채이에게서 전화가 왔다. 오늘 몇 시에 들어오냐고 묻는 그녀는 박한섭이 좋아하는 토마토 소고기찜을 해두었다고 했다. 확인해보니 분명 신채이의 이름이 뜬 전화였고 그는 곧장 집으로 달려갔다. 집에 도착했을 때는 벌써 낮 12시, 신채이가 부엌에서 분주히 요리를 하고 있어 박한섭은 무심코 그녀를 안기 위해 손을 뻗었다. 하지만 그 순간 품 안은 허전했고 고개를 돌려보니 그녀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잠에서 깬 박한섭의 눈가는 이미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이곳은 집도 아니고 회의실도 아닌 비행기 안이었다. 가슴속에는 깊고도 쓰라린 후회가 밀려들었다. 만약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박한섭은 결코 그 모든 일을 이렇게까지 되도록 내버려 두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의 손을 단단히 붙잡고 다시는 놓지 않았을 것이었다. 하지만 세상에는 시간을 되돌리는 기계 따위 없고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할 기회는 더더욱 존재하지 않았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그는 곧장 신채이의 주소지 근처로 향했다. 그런데 시야 한쪽에서 차에 기대선 채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한 한 사람의 모습이 들어왔다. 박한섭은 무심코 시선을 피했지만 그 남자는 아무렇지도 않게 고개를 돌려 박한섭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불쾌한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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