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화
심가연은 기분이 불쾌했지만 고개만 숙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옆에 있던 주민아가 적절하게 끼어들었다.
“도은아 씨, 걱정하지 마세요. 대표님은 인스턴트를 좋아하시지 않아요.”
그러고는 심가연을 향해 경멸 어린 눈초리를 던졌다.
“출산한 지 얼마 되지도 않는 못생긴 여자를 대표님이 마음에 두실 리가 없죠.”
주민아의 말이 귀에 거슬렸지만 심가연은 반박할 자격조차 없었기에 그저 꾹 참기만 했다.
도은아가 웃으면서 고개를 돌렸다.
“맞아요. 난 진성 오빠를 믿어요.”
마지막으로 심가연을 한 번 더 쳐다보고는 씩 웃으면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방 안에서 구재호가 찡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심가연이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주민아가 그녀의 팔을 세게 움켜쥐었다. 힘이 어찌나 센지 손톱이 살을 파고들 정도였다.
“어딜 가요? 은아 씨 따라 내려가지 않고.”
심가연이 주민아의 손을 힘겹게 뿌리쳤다. 거절하기도 전에 계단 쪽에 있던 도은아가 한마디 했다.
“이모가 그러는데 재호가 가연 씨가 만든 계란찜을 좋아한다면서요? 어떻게 만드는지 가르쳐줄래요?”
주민아에게 밉보일 수는 있어도 안주인 도은아를 건드려서는 절대 안 되었다.
심가연은 숨을 깊게 들이쉰 후 억지로 미소를 쥐어짰다.
“알겠습니다.”
“가연 씨, 진성 오빠가 가연 씨한테 재호를 맡긴 걸 고맙게 생각해야 해요. 안 그러면 가연 씨 딸 진 박사님한테 치료를 받을 자격도 없었을 거예요.”
도은아가 계단을 내려가며 무심하게 말했지만 말투에 조롱이 가득했다.
심가연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보냈다.
“은아 씨 말이 맞아요.”
진민수는 명성이 자자한 소아과 의사였다. 그가 유이를 돌봐준다면 마음이 놓였다.
“그나저나 가연 씨 딸도 참 불쌍해요.”
도은아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심가연을 돌아봤다. 눈빛에 동정이라곤 전혀 없었다.
“가연 씨 조건이라면 가뜩이나 딸한테 아무것도 해주지 못하는데 심각한 병까지 걸리고. 게다가 엄마랑 같이 있지도 못하니 얼마나 가여워요.”
심가연은 바로 뒤에 서서 고개만 푹 숙였다.
그때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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