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화
심가연은 여전히 계단에 서서 창백해진 얼굴로 난간을 꽉 붙잡았다.
“아니에요. 제가 민 게 아니라 도은아 씨가 스스로...”
그때 주민아가 도은아와 눈빛을 주고받더니 구진성을 올려다봤다.
“대표님, 제가 봤어요. 심가연 씨가 도은아 씨를 계단에서 밀어버린 게 맞아요.”
심가연이 경악한 얼굴로 주민아를 쳐다봤다. 주민아가 안주인의 편을 들어 보육사인 그녀를 괴롭히는 건 이해하지만 양심까지 팔면서 거짓말할 줄은 몰랐다.
“아니에요. 저 밀지 않았어요. 대표님...”
“닥쳐!”
구진성이 버럭 소리를 지르더니 분노 어린 눈으로 심가연을 쏘아보았다. 마치 그녀가 용서받지 못할 나쁜 짓이라도 저지른 것처럼.
그 소리에 도은아가 놀라 몸을 움츠리자 구진성은 즉시 다정한 태도를 보였다.
“무서워하지 마. 나랑 같이 의료실 가자.”
그러고는 주민아에게 지시했다.
“민수 좀 불러주세요.”
심가연의 옆을 지나던 그때 구진성이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은아한테 무슨 일 생기면 너랑 네 딸 절대 가만 안 둬.”
심가연이 주먹을 꽉 쥐었다. 가슴이 아픈 건지, 분노가 치밀어 오른 건지 구분이 가지 않았다.
하지 않은 걸 했다고 인정할 수는 없었다.
의료실 안, 구진성이 도은아를 조심스레 침대에 눕혔다.
“민수 금방 올 거니까 조금만 참아.”
구진성이 도은아의 손을 가볍게 잡았다. 얼굴에 온통 그녀에 대한 걱정뿐이었다.
심가연은 문 앞에 서서 구진성이 도은아에게 조심스럽게 이불을 덮어주는 모습을 지켜봤다. 다정하고 세심한 손길에 저도 모르게 마음이 저렸다.
“오빠.”
도은아가 구진성의 손을 꽉 잡았다.
“나 얼굴 다쳤어요?”
구진성의 눈빛이 살짝 어두워지더니 도은아의 손등을 토닥였다.
“얼굴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 여전히 예뻐.”
손톱이 손바닥에 깊이 파고들었다. 심가연은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의료실 안으로 들어갔다.
“대표님, 이 일에 대해 제 얘기 좀 들어주세요...”
“으악.”
도은아는 그제야 심가연을 본 것처럼 두려움에 떨며 구진성의 품에 안겼다.
“오빠, 무서워요...”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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