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화
심가연에 대한 분노로 들끓던 주민아는 조용히 도은아의 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주위를 빠르게 둘러보며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한 그녀는 문을 살짝 닫고 조심스레 도은아에게 다가갔다.
“방금 일, 정말 감사했어요. 아니었으면 저, 분명히 쫓겨났을 거예요.”
주민아의 말에 도은아는 입꼬리를 천천히 들어 올리며 싱긋 웃었다.
“민아 이모님도 나를 위해 일하시잖아요. 내가 이모님 안 지켜드리면 그게 말이 돼요?”
말은 부드러웠지만 그 안에는 분명한 경고가 담겨 있었다. 다시 말해, 자신의 말을 따르지 않으면 정말로 이 집에서 내쳐질 수 있다는 뜻이었다.
주민아는 잠시 입술을 꾹 다물더니 이내 몇 걸음 더 다가서며 낮고 독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하지만 그 여자는 반드시 처리하셔야 해요. 그 천박한 년, 꼭요.”
그녀의 눈동자에 서린 독기가 뿌옇게 번졌다.
“은아 씨는 모르시겠지만 어젯밤 그 여자가 지하실에서 대표님 품에 안겨 안방으로 올라갔다고요. 대표님을 유혹한 게 틀림없어요. 글쎄요, 둘이 밤새도록... 그 여자는 그냥 싸구려 계집일 뿐인데 감히 그분을 넘보다니!”
“뭐라고요? 어젯밤, 두 사람 사이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도은아의 눈빛에 불꽃이 일었고 고운 이목구비는 분노로 일그러졌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주민아는 더욱 기세를 올렸다.
“대표님이 직접 그년을 안고 침실로 데려가셨어요. 그리고 아침까지 단 한 번도 방에서 나오지 않았어요. 게다가... 그 여자의 신음까지 들렸다니까요. 아침엔 목에 선명한 자국도 있었고요. 딱 봐도...”
“그만해요!”
도은아가 날카롭게 외치며 말을 끊었다. 억눌린 숨결이 거칠게 가슴을 들썩이게 했다.
“그 천박한 년이 감히 내 남자를 유혹했다고?”
어젯밤 그녀는 분명히 술에 약을 타서 구진성의 마음을 확실히 잡을 작정이었다. 그 계획만 성공하면 이제 더는 그가 심가연 따위에게 흔들릴 일은 없으리라 믿었다. 그런데 모든 걸 그 여자가 가로챘다고 생각하니 속이 뒤집히는 듯한 분노가 치밀었다.
바로 그때, 문밖에서 노크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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