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화
구진성은 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태블릿을 들어 살짝 흔들어 보이며 말했다.
“이거 가지러 잠깐 들렀어.”
도은아는 입술을 삐죽이며 시무룩한 목소리로 물었다.
“요즘 집에만 있어서 너무 심심해. 오빠 회사 갈 때 나도 같이 데려가면 안 돼?”
애교 섞인 투정이었지만 구진성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 짧은 순간의 표정을 눈치채지 못한 도은아는 그가 곧 허락할 거라 착각하며 기대에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그러나 돌아온 말은 전혀 예상 밖이었다.
“재호는 앞으로도 심가연 씨가 돌볼 거야. 그러니까 가연 씨가 완전히 회복할 때까진 편히 쉴 수 있도록 해줘.”
그 한마디에 도은아의 표정이 굳었다.
‘그 말 하려고 여기까지 온 거야?’
잠시 눈빛이 어두워졌던 그녀는 이내 억지로 입꼬리를 올리며 밝은 척 애써 웃었다.
“알았어. 아무래도 재호가 더 중요하니까.”
구진성은 짧게 대꾸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착하지.”
그러고는 더 이상 미련 없이 몸을 돌려 방을 나섰다. 그의 뒷모습이 사라지자 도은아의 눈빛엔 꾹 눌러 참았던 분노가 불꽃처럼 피어올랐다.
구진성의 마음속에 여전히 심가연이 있다는 증거였다.
‘좋아. 이대로는 안 돼. 심가연, 반드시 내 손으로 치워버릴 거야.’
이틀간의 휴식 덕분에 심가연의 몸 상태는 거의 회복되었다. 그동안 구진성은 한 번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대신 그녀를 진찰하러 온 진민수를 통해 출장을 떠났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그날 밤, 겨우 구재호를 재워 침대에 눕힌 심가연은 문밖에서 들려오는 노크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의아한 마음으로 문을 열자 그 앞에는 실크 슬립 차림의 도은아가 서 있었다.
“내일 밤, 나랑 같이 갈 데가 있어요.”
“네?”
당황한 심가연이 그녀를 바라보자 도은아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을 이었다.
“내일 술자리 있는데 나 대신 술 좀 막아줘요.”
심가연은 얼굴을 찌푸리며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죄송하지만 그건 제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도은아는 그녀의 말을 차갑게 끊어냈다.
“그건 당신이 응당 해야 할 일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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