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화

“어젯밤, 대표님께서 술을 많이 드셨거든요. 도은아 씨가 방 안에서 계속 간호 중이길래 제가 괜히 불편을 끼칠까 봐 작은 도련님을 데리고 직원 기숙사에서 따로 쉬었습니다.” 심가연의 설명은 명확했고 흐트러짐 없는 말투였다. 하지만 그 말을 들은 구진성은 미세하게 눈살을 찌푸리며 여전히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 “앞으로 또 그런 일이 생기면 그냥 게스트룸에서 자요.” 그의 냉랭한 눈빛이 그녀에게 꽂혔고 이어진 말은 얼음처럼 차가웠다. “내 아들 고생시키지 말고.” 그 한마디는 칼날처럼 심가연의 가슴을 깊게 베고 지나갔다. “진성 오빠, 그렇게까지 심각하게 굴 필요 없잖아.” 도은아가 가벼운 미소를 머금은 채 나서더니 구재호가 몸을 뒤로 젖히며 거부 의사를 내비치는데도 아랑곳없이 아이를 품에 안았다. “심가연 씨도 괜히 우리 사이 방해하고 싶지 않아서 그런 거잖아. 머리는 좀 모자라지만 마음만은 예쁜 사람이야. 그러니까 너무 화내지 마.” 말끝에 도은아는 고개를 돌려 심가연에게 노골적인 도발의 눈짓을 던졌지만 심가연은 그저 못 본 척 조용히 허리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제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습니다. 부디 용서해 주세요.” 평소 같았으면 벌써 반박 한두 마디쯤은 했을 그녀가 오늘따라 순순히 사과하자 구진성의 이마에 주름이 깊게 잡혔다. 그는 무언가 이상하다는 듯 심가연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잠시 침묵이 흐른 뒤, 심가연이 조심스레 고개를 들었다. “대표님, 오늘은 개인적으로 급히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 하루 휴가를 요청드리고자 합니다.” 그 말에, 방금까지 조금은 누그러졌던 구진성의 눈빛이 다시 얼음처럼 식어버렸다. ‘이 여자, 이유 없이 고개 숙일 리가 없지.’ “안 돼요. 그럼 재호는 누가 봐요?” 건조한 말투로 대답한 그는 무심하게 태블릿을 펼쳤다. 심가연은 억울함을 참으며 눈썹을 찌푸렸다. “정말 중요한 일이 있어서 그래요. 휴가가 어렵다면 무단결근 처리하셔도 괜찮습니다. 오늘 일당에서 제해 주세요.” 탁! 젓가락이 식탁 위에 세게 내리쳐지며 구진성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