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화
두 사람의 신경전은 아이 울음에 멈췄다.
구재호가 ‘와’ 하고 울음을 터뜨리자 심가연은 급히 품에 안아 토닥이며 재웠고 구진성은 짧게 숨을 내쉬고 등을 돌려 방을 나섰다.
잠시 뒤, 부엌에서 미음을 데우다 보니 구진성이 회사로 나갔다는 말을 들었다.
‘저녁쯤 돌아오겠지. 그전에 다녀오면 되겠다.’
시어머니가 본가로 오라 했으니 얼굴만 비추고 끝나면 다시 핑계를 대고 며칠 집을 비우면 된다고 마음을 정했다.
오후 네 시 반, 미음을 미리 만들어 장영숙에게 맡긴 뒤 심가연은 구씨 가문 별장을 나와 임씨 가문 별장으로 향했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임준석이 기다렸다는 듯 일어섰다. 늦은 도착이 못마땅했는지 눈빛부터 싸늘했다.
차 안은 묵직한 침묵뿐이었다.
본가에 닿자, 임준석은 내리며 팔짱을 끼라는 눈짓을 보냈다. 이 집안 어른들 앞에서는 언제나 다정한 부부처럼 보여야 했다.
대문을 지나자 갈비찜 냄새가 집 안을 가득 채웠다.
심가연은 소파의 시아버지에게 인사하려다, 맞은편에 앉은 얼굴을 보고 굳어 섰다.
구진성이 임씨 본가에 와 있었다.
순간, 심가연의 손끝이 본능적으로 임준석의 팔을 꽉 잡았다. 임준석은 복잡한 기색을 눌러 담으며 불만스러운 눈으로 그녀를 내려다봤다.
“왔구나.”
임철호가 웃으며 일행을 맞았다.
“마침 잘 됐다. 구 대표가 계약서를 직접 가져와서 저녁까지 함께하기로 했다.”
구진성은 태연하게 찻잔을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잠시, 심가연이 임준석 팔에 얹은 손을 보고 입꼬리를 비스듬히 올렸다.
“임 대표님, 심가연 씨. 실례합니다.”
목소리는 낮고 단정했다.
심가연은 쿵쾅이는 가슴을 억누르며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구 대표님, 오셨군요.”
계약서를 직접 들고 왔다고?
말은 그럴듯했지만,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걸 그녀는 알고 있었다.
그때 부엌에서 나온 김미정이 그녀를 보자마자 표정이 굳었다.
“왜 이제 와? 손님이 먼저 와 있는데, 예의가 그게 뭐니.”
화살은 곧장 며느리에게 꽂혔다.
김미정은 아들의 손을 끌어 소파에 앉혔다.
“네 아버지가 구 대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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