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0화
병원 복도에서 심가연은 벽을 짚으며 천천히 걸었다.
한 걸음씩 걸을 때마다 몸속 깊은 곳에서 밀려오는 통증이 선명하게 전해졌다.
심가연은 이를 악물고 버티며 유이의 병실 문 앞까지 겨우 도착했다.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유이는 침대에 앉아 있었고 며칠 전보다 얼굴에 혈색이 돌았다.
그 모습에 심가연의 눈물이 한순간에 터져 나왔다.
눈가를 닦은 뒤, 심가연은 크게 숨을 고르고 문을 열고 들어갔다.
“엄마...”
엄마를 발견한 유이는 눈이 반짝 빛나며 비틀거리며 손을 뻗어왔다.
유이가 어느새 엄마라고 부를 줄 알게 될 줄은 예상하지 못한 심가연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심가연은 급히 달려가 유이를 꼭 끌어안았고 눈가가 곧장 뜨겁게 젖어 들었다.
유이의 부드러운 머리칼을 쓰다듬던 심가연은 목이 메어 겨우 소리를 냈다.
“유이야, 한 번만 더 불러줄래?”
유이는 고개를 갸웃하며 똘망똘망한 눈을 깜빡였다.
“엄... 마...”
그 한마디가 심가연의 가슴 깊은 곳 가장 연약한 부분을 그대로 건드렸다.
심가연은 유이를 더 꽉 안으며 소리 없이 눈물만 흘렸다.
그때 병실 문이 조용히 열리며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진민수가 차트를 들고 들어왔다.
“유이는 아프긴 해도 동년배 아이들보다 훨씬 똑똑합니다. 이제 겨우 여덟 달인데 엄마라는 발음을 하네요.”
심가연은 유이를 어루만지며 입술을 꾹 다물었다.
만약 진민수가 유이 나이가 구재호와 같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분명 구진성에게 알릴 것이다.
진민수는 검사 기계를 확인하며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수치가 전부 호전 중입니다. 한 달 후면 폐정맥 교정 수술이 가능하겠네요. 아, 물론 제가 직접 집도할 겁니다.”
그 말에 심가연의 눈빛이 단숨에 밝아졌고 벅찬 감격이 눈동자에 가득 찼다.
“정말 감사합니다, 진민수 씨.”
심가연이 눈시울이 붉어질 정도로 감격해하자 진민수는 빙그레 웃으며 입을 열었다.
“저도 은혜를 갚을 기회가 필요했을 뿐입니다. 걱정 마세요, 수술 성공률은 무려 90%나 됩니다.”
그 순간, 마음 한편이 기쁨으로 가득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