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화
성심 성당, 아치형 천장이 높이 솟아있는 것이었다.
신해의 유명 인사들이 거의 모두 참석한 가운데, 모든 사람의 시선은 끝에 있는 맞춤 제작 고전 예복을 입고 소나무처럼 우뚝 선 김현석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그는 수놓이를 한 어두운 옷을 입어 더욱 얼굴이 청순하고 차가우며 아우라가 강하게 느껴졌다.
그는 고개를 숙여 맞은편에 있는 신부를 바라보며 오늘 유난히 유순해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규율과 훈계가 결국은 효과가 있었다고, 그녀가 마침내 모난 부분이 깎아내고 순종적인 것을 배웠다고 생각했다.
결혼 후 그녀를 가장 완벽한 김씨 가문 사모님의 가꿀 시간이 충분히 있을 거라는 생각도 함께 말이다.
식이 시작되고 그는 절차에 따라 신부에게 다가갔다.
면사포를 사이에 두고 옆에 있는 사람의 미세한 떨림을 느낄 수 있었다.
‘긴장한 건가?’
그는 드물게 어조를 누그러뜨렸다.
낮고 깊은 목소리에 자신도 미처 알아채지 못한, 위로에 가까운 의미를 담아 오직 두 사람만이 들을 수 있게 말했다.
“오늘이 지나면 내가 직접 너를 김씨 가문 사모님의 자격에 맞는 사람이 되도록 가르쳐 줄게.”
면사포 아래의 정하나는 이토록 간절히 바라던 부드러운 말을 듣고 흥분하여 기절할 것 같았다.
그녀는 더욱 심하게 떨며 신랑의 팔을 꽉 붙잡아야만 겨우 버틸 수 있었다.
김현석은 그녀의 이런 반응을 수줍음과 기대감으로 이해하고 입가에 희미하게 보일락말락 하는 미소를 지었다.
그는 인내심을 가지고 번거로운 단계들을 하나씩 완수하며 신부를 인도해 주례단 앞으로 갔다.
무대 아래에서는 플래시가 끊임없이 터지며 이 완벽한 순간을 기록했다.
마침내 가장 중요한 순간이 왔다.
신랑이 신부의 면사포를 벗겨 마음에 든다는 의미를 나타내는 시간이 되었다.
사회자의 목소리가 높고 경사스럽게 울려 퍼졌다.
“신랑께서, 신부를 위해 면사포를 벗겨 주시기를 바랍니다!”
순간 성당 전체가 고요해졌고 모든 시선이 그 면사포에 집중되었다.
김현석의 가느다란 손가락이 천천히 올라가 면사포의 한쪽 끝을 잡았다.
면사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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