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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그녀가 한 가지씩 말할 때마다 김현석의 얼굴은 더욱 창백해졌고 몸은 더욱 심하게 흔들렸다. 언제라도 쓰러질 것 같았다. 그가 애써 잊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상처들이 그녀의 입에서 그렇게 평온하게 묘사되자, 마치 피가 흐르는 듯한 잔혹함으로 다가와 숨조차 쉴 수 없었다. “아니... 그렇지 않아... 다은아... 난...” 그는 애써 변명하려 했지만 말은 너무나도 무력했다. 김현석은 할 말을 잃었고 거대한 후회가 그를 갈기갈기 찢어버릴 것 같았다. 그는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숨 막히는 분위기에서 벗어나려 했지만 그 과정에서 소파 구석에 놓여 있던 정다은의 여행 가방을 건드렸다. 가방이 펼쳐지며 물건들이 바닥에 흩어졌다. 김현석은 자기도 모르게 쪼그려 앉아 물건들을 줍기 시작했다. 그가 물건들을 가방에 쑤셔 넣는 동안, 손가락이 우연히 주머니 속에 숨겨져 있던 딱딱한 무언가를 건드렸다. 그는 무심코 그것을 꺼냈다. 그것은 병원 기록이었다. [진단 결과: 심각한 2도 화상. 동반된 감염. 장기적인 회복 치료 필요. 흉터 증식 주의. 권고: 심리 상담. 환자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경향이 있음.] ‘화상... 뜨거운 물...’ 김현석의 호흡이 갑자기 멈췄다. 그는 기억해냈다. 그때 뜨거운 물 주전자가 엎질러져 있었는데 그는 정다은을 밀쳐내고 정하나를 보호하려 했었다... 알고 보니... 알고 보니 그녀는 그렇게 심각하게 다쳤다. 단순히 몸만 다친 것이 아니라 심리적인 충격까지 받았었다. 그런데 자신은 그녀를 사랑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면서 그때 무엇을 하고 있었던가. 그는 그 모든 것을 꾸민 장본인을 껴안고 안부를 묻고 있었다. 김현석은 무작정 주먹으로 옆의 차가운 벽을 세게 내리쳤다. 손가락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또렷하게 들리더니 피가 순식간에 솟아 나와 하얀 벽을 붉게 물들였다. 그는 아무런 고통도 느끼지 못했다. 오직 심장이 산산이 조각나는 듯한 고통만이 느껴질 뿐이었다. 그는 미친 사람처럼 정다은의 앞으로 달려가 다치지 않은 손으로 그녀의 옷자락을 꽉 붙잡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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