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3화
임다영의 웃음에는 씁쓸함이 배어 있었다.
‘이 사탕은 정말 내가 준비한 게 아닌데...’
하지만 변명한들 누가 믿어주겠는가?
지금 연시윤의 마음속에 있는 사람은 언제나 백유리었고 자신은 그 둘의 관계를 망쳐버린 주범일 뿐이었다.
차라리 냉소와 비아냥을 듣는 게 당연했다.
어쩌면 그것이 자신이 받아야 할 벌일지도 몰랐다.
임다영이 고개를 숙이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자 연시윤은 의아해했다.
사실 뭔가 해명이라도 할 줄 알았는데 마치 진실을 인정이라도 한 듯 침묵하는 모습에 괜히 더 불쾌감만 커졌다.
결국 차 안은 끝까지 무겁게 가라앉은 침묵뿐이었다.
차가 도착한 곳은 마치 동화 속에 나오는 집처럼 웅장한 저택이었다.
이곳은 오직 연씨 가문의 대대로 이어져 내려온 안주인만이 거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연시윤이 차에서 막 내리자 한 여인이 그의 품에 달려들었다.
“시윤 오빠, 드디어 돌아오셨어요? 다시는 절 거들떠보지도 않을 줄 알았어요.”
목소리는 덜덜 떨렸고 눈빛은 절절했다.
여자는 차 안에 앉아 있는 임다영을 흘끗 보며 속으로는 분노에 이를 갈았지만 내색은커녕 애써 모른 척하며 연시윤의 허리를 끌어안은 채 계속 울먹였다.
연시윤은 여자를 밀쳐내지 않았고 오히려 마음속은 죄책감으로 가득했다.
백유리는 자신이 지켜야 할 동생 같은 존재였고 박혜자는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할머니였다.
그런데 임다영의 등장으로 인해 두 여인 모두 불행에 휘말리고 말았다.
연시윤의 표정을 살피던 백유리는 일부러 ‘불’을 지폈다.
“시윤 오빠, 이제는 임다영 씨랑 결혼까지 했잖아요. 저는 오히려 외부인 같은 기분을 느껴요. 제가 여기 사는 게 맞지 않는 것 같아요. 그냥 이사 나가는 게 나을지도...”
“그건 안 돼.”
연시윤은 그녀의 말을 단호히 끊었다.
“내가 임다영과 결혼한 건 전적으로 할머니 뜻 때문이야. 보여주기 위한 형식일 뿐이지. 내가 인정하는 연씨 가문의 안주인은 오직 너 하나뿐이야.”
“정말요? 그래도 그렇게 하면 임다영 씨가 너무 불쌍하지 않아요?”
백유리의 눈가에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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