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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화

임다영의 첫 반응은 도망치는 것이었다. 그런데 막 문으로 향하려던 순간, 입구에서 마중 나온 동료가 돌아서며 그녀를 불렀다. “임다영, 저기서 뭐 하고 계세요? 오늘 조 대표님이 일부러 저희 화실에 오셨다던데 얼른 가서 안내해요. 잘 설명도 해주고!” 그 말이 떨어지자 조건욱과 여성은 동시에 임다영을 쳐다봤다. 그렇게 도망갈 생각은커녕, 임다영은 아예 꼼짝도 못 하게 되었다. 그녀는 속으로 할 수 있다고 되뇌며 앞으로 나섰고 조건욱은 흥미롭다는 듯 입을 열었다. “아, 이름이 임다영이였네? 문주에서 손꼽히는 사모님들은 다 찾아봤는데 왜 네 이름은 없나 싶었더니 여기서 날 기다리고 있었구나?” 그 말에 옆에 있던 여자는 표정이 굳은 채 불쾌하다는 듯 말했다. “조건욱 씨, 방금 하신 말... 무슨 뜻이죠? 저희 오늘 맞선 보는 중인데 제 앞에서 그딴 소리 하는 건 대체 무슨 심보세요?” “난 원래 그런 사람이야. 꽃을 즐기는 타입이라고. 맞선이 곧 결혼이라는 법은 없잖아? 게다가 너랑 결혼할 생각도 없는데 아는 사람한테 인사하는 게 왜 문제야?” 조건욱은 전혀 미안한 기색 없이 태연히 말했다. 여자는 화가 나서 입을 떼려던 찰나, 갑자기 임다영을 보고는 손을 쭉 뻗었다. 본능적으로 반사된 행동으로 임다영은 그 손목을 붙잡아 세게 확 돌려치며 맞대응했다. “악!” 여자는 임다영이 맞받아칠 줄은 전혀 예상 못 했는지 비명과 함께 뒤로 물러섰다. “시*년, 감히 날 때렸어?” “네?” 임다영도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먼저 이유 없이 때린 건 당신이 먼저잖아요! 애먼 사람 잡지 마시고 용기 있으면 옆에 있는 남자부터 때리시죠.” 임다영이 옆에 서 있는 조건욱을 가리키자 여자는 조건욱을 힐끔 쳐다봤다. 그는 마치 구경거리라도 보는 양 즐기고 있었고 화가 난 여자는 발을 구르며 자리를 박차고 도망치듯 나갔다. 임다영도 그제야 자리를 뜨려 했지만 조건욱이 길을 막아섰다. “왜 이렇게 서둘러? 아직 난 안내받지도 못했는데? 어서 데려다줘, 임다영!” 조건욱은 마치 둘이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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