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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화

박혜자에게 남은 시간은 반년뿐이니 이제는 어떤 충격도 줘서는 안 된다. 설령 임다영을 많이 혐오한다 해도 지금 죽게 놔둘 수는 없었다. 십여 분 뒤, 임다영은 강제로 차에 끌려 타 손발이 묶인 채 폐공장으로 끌려왔다. 이곳은 외진 곳에 있는 버려진 공장이어서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할 수 없는 곳이었다. 절망감이 그녀를 가득 채웠고 칼자국이 선명하게 남은 우두머리를 바라보며 간절하게 물었다. “왜 저를 잡은 거예요? 저... 정말 누구 남편을 꼬셨다든가 그런 짓 한 적 없어요. 원하시는 게 돈이면 드릴게요. 제발 저 풀어주세요.” “풀어달라고? 정말 한심하군.” 칼자국 남자는 코웃음을 치며 말을 이어갔다. “그럴 리는 없어. 누군가 우리한테 60억 주고 네 목숨을 사려고 했어. 널 우리에게 넘겨주면서 맘껏 즐기라고 했지. 그러니 우리는 널 놓아줄 리가 없어.” “왜... 도대체 왜요?” 임다영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떨리는 목소리를 냈다. 혹시나 지금 실수나 오해라면 언제든 자신을 풀어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얄팍한 희망을 품었다. “저는 누구와도 원한이 없어요. 누군가가 60억을 준다고요? 이건 분명한 착오예요.” 그때, 공장 밖에서 쾌활하게 웃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를 듣는 순간, 임다영은 그간의 여러 가능성 중 하나가 현실임을 깨달았다. 그리고 문틈 사이로 들어온 사람의 얼굴을 본 그녀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백유리 씨!” 임다영은 한 번도 상상하지 못한 진실을 마주했다. 연시윤이 사랑하는 평소엔 유약하고 착한 척하던 백유리가 바로 자신을 죽이려 한 장본인이라니. 그녀는 그동안 백유리의 위선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고 오히려 죄책감마저 갖고 있었다. 곧 백유리는 성큼성큼 다가와 실낱같은 희망마저 짓밟는 듯한 표정으로 비웃었다. “임다영 씨, 제가 꾹 참고 당신을 오랫동안 지켜봤어요. 당신이 시윤 오빠의 침대에 올라탄 그날부터 전 목이라도 따고 싶었다고요. 지금까지 참느라 저도 힘들었어요.” “왜... 왜 백유리 씨가...” 임다영은 믿을 수 없다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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