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6화
“시윤아, 당장 내 말대로 처리해. 그렇지 않으면, 나는...”
박혜자는 갑자기 말을 잇지 못하셨다.
박혜자의 감정이 너무 격해지자, 병실 안 기계들이 ‘삐삐삐’ 소리를 내며 동시에 경고음을 울렸다.
의사와 간호사들이 급히 달려와 병실은 금세 혼란스러워졌다. 결국 모두 병실 밖으로 내몰리고 말았다.
“어떻게 이럴 수가!”
백유리는 눈에 눈물을 가득 머금고, 작고 여린 목소리로 연시윤에게 매달렸다.
“시윤 오빠, 할머니가 늘 증손자를 원하셨잖아요. 저를 싫어하신 건 알지만... 어떻게 그런 말씀을 하실 수 있어요? 적어도 우리 아이는 아무 죄도 없는데...”
그녀는 마음속으로 이 할망구와 임다영이라는 더러운 여자를 더 증오했다. 바로 이 두 사람의 존재 때문에, 그녀와 시윤 오빠의 좋은 일이 계속 방해받고 있었고, 심지어 그녀는 여러 번 얼굴을 들 수 없을 정도로 망신을 당했다.
연시윤은 떨고 있는 백유리를 품에 안았다.
“나는 아이를 지우지 않을 테니 걱정하지 마.”
“하지만, 할머니...”
“내가 직접 말씀드릴 거야.”
연시윤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네가 해야 할 일은 편안히 아이를 낳고 아기방을 잘 꾸미는 거야. 그곳은 우리 아이가 앞으로 자라날 장소이기도 하니까.”
그 말에 백유리는 눈물을 닦고 미소를 지었다.
“네, 시윤 오빠를 믿어요. 다 오빠 말대로 할게요.”
그녀는 다시 그의 품에 안겨, 마치 세상에서 가장 순종적인 연인처럼 속삭였다.
멀리 떨어진 곳에 멍하니 앉아 이 모든 것을 바라본 임다영은 가슴이 저며왔다. 두 사람은 너무나도 다정했지만 자신은 오히려 웃음거리 같았다.
잠시 후, 백유리는 병원을 떠났다.
임다영은 더는 머뭇거리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그녀는 손을 꼭 쥐며 연시윤 앞에 나섰다.
“연 대표님, 저... 꼭 말씀드려야 할 게 있어요.”
하지만 돌아온 건 차가운 한마디였다.
“꺼져.”
그의 시선에는 극도의 혐오감과 거리감 가득했다.
“할머니께서 깨어나시기 전까지는 네 얼굴을 다시 보고 싶지 않아. 역겨우니까.”
할머니만 아니었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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